“산악 다큐 제작사업도 지원…사람을 소중히 여기던 분”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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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8 07:39  |  수정 2018-10-18 07:39  |  발행일 2018-10-18 제11면
비보접한 故정준모씨 회사직원

“활동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었다. 기업 이윤보다는 사회 기여를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셨는데….” 히말라야 원정대원들의 시신이 17일 한국에 돌아오자 희생자 가운데 한 사람인 고(故) 정준모씨가 대표로 있는 포항철강관리공단 내 Y사 직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에 잠겼다. Y사는 원자력 시설 등 특수밸브 및 유사장치를 만드는 업체다.

정씨는 당초 이번 원정대엔 포함되지 않았으나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고용인들과 함께 캠프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고령 출신인 그는 영남대 산악회 시절부터 등반 활동을 했다. 1989년 1월 일본 북알프스 동계리지 등반에 이어 같은해 9월 네팔 안나푸르나 4봉, 1996년 인도 히말라야 난다데비동봉을 등반하는 등 전문산악인으로서 활동을 해왔다. 산악인의 열정을 바탕으로 1999년엔 철강업체와 원자력발전소 등에 밸브·플랜트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를 창업했다. 2004년 Y사로 법인 전환한 뒤 대기업 등과의 거래 규모를 키웠다. 2008년 경주에 있던 공장을 포항 남구 대송면으로 옮겼다. 합리적 운영을 통해 기업을 키웠고 지난해 1월 포항철강공단 4단지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정씨의 비보에 Y사 직원은 전화통화에서 “생전 그는 매우 합리적인 분이셨다. 이윤만을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하지 않으셨다”면서 “그는 사람을 소중히 여겼으며,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항상 생각한 기업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 대표는 넉넉지 않은 기업 환경에서도 산악 다큐멘터리 제작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실천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귀국 후 대형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Y사 직원은 “회사의 굵직한 일을 앞두고 변을 당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라며 “대표님이 출국 전 ‘네팔에 다녀와서 계약한다’고 했던 말이 마지막이 됐다. 갑작스러운 비보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히말라야 원정대원들의 영결식이 끝난 뒤 정씨 유해는 화장을 거쳐 고향인 고령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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