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북 성사되더라도 北 일정상 연내엔 어려울 듯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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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0   |  발행일 2018-10-20 제4면   |  수정 2018-10-20
북미 2차회담·서울 답방 등 잡혀
제재국면 특사 파견도 시일 걸려
유력한 방북시점은 내년 5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 첫 북한 방문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가톨릭 교회 수장의 첫 평양 방문은 언제 이뤄질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각) 로마 바티칸 교황궁에서 유럽순방 중인 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로도 충분하나 (북한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실제 방북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조율이 필요하다. 성사되더라도 방북 시점을 잡는 일도 만만찮다.

우선 연내 방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올해 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 계획인 데다 이르면 다음 달에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답방도 약속한 상태라 연내 일정을 추가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가 추방당하는 등 정상 외교활동이 어렵다. 이 때문에 초청장 전달을 위한 특사 파견 등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유력한 방북시점으로 내년 5월 이후가 점쳐진다. 앞서 지난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봄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에 대한 교황의 반응을 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일제히 ‘아’하며 놀라움의 탄성을 내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과 교황 간 면담 뒷얘기를 소개하며 “교황이 사실상 방북을 수락했다는 소식이 문 대통령을 통해 전해지는 순간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터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교황과의 면담은 비공개가 관례이나 청와대는 사전에 교황청과 협의를 거쳐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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