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산단 주력품목 부진…경북 올해 수출실적 먹구름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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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0 07:50  |  수정 2018-10-20 07:50  |  발행일 2018-10-20 제11면
中 업체 저가 LCD패널 공세로
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곤두박질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둔화 영향
무선통신기기 수출 감소 이어져
구미산단 주력품목 부진…경북 올해 수출실적 먹구름

전국에서 수출량 5위를 차지하는 경북지역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국내 최대 수출 도시인 구미지역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 대구경북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올들어 경북지역의 전년 대비 수출액은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는 평판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등 구미 산단의 주력 품목 수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평판디스플레이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량은 분기마다 40% 이상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 부품은 분기마다 20% 안팎으로 감소했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세 탓에 수출 효자품목인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대형 LCD 패널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패널 값이 급락했다. 이에 분기당 조단위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급격히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은 올해 5천억원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1~6월 2조312억원을 벌어들인 LG디스플레이는 1년 뒤 3천265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연히 경북의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량도 지속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LCD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량은 1분기 44.7%에서 2분기 49.9%, 3분기에는 60.4%까지 늘었다.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을 점차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경북의 올 1분기와 3분기 OLED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3.7%, 778.8% 증가했다. 하지만 한물간 LCD는 경북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의 약 9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이 부진한 주된 요인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손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4천430만대로 전년(4억6천730만대)보다 4.9% 줄었다. 경북의 무선전화기 최대 수출국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자료를 보면,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북미지역의 지난해 출하량은 1억7천50만대로 2016년(1억7천470만대)보다 2.4% 줄었다. 양대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는 길어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1년11개월에서 올해 2년7개월로 길어졌다.

스마트폰 신제품의 판매 실적도 기대이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의 판매 부진으로, 7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구미지역 무선전화기와 무선통신기기 부품의 수출량 감소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올 3분기 경북의 미국 무선전화기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9%나 줄었고, 중국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량 역시 1년 전에 비해 23%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신제품의 판매가 둔화 추세이고, 중국이 LCD 저가 물량을 쏟아내며 공급과잉을 불러와 LCD 판매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 고부가가치 산업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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