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교황 訪北 수락 ‘성과 ’·對北 제재완화 설득 ‘한계’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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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2   |  발행일 2018-10-22 제4면   |  수정 2018-10-22
文대통령‘7박9일 유럽순방’결산
20181022
귀국 인사//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 7박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 7박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는 한반도 평화 구상에 교황의 강력한 지지와 방북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꼽힌다. 반면 문 대통령의 대북 제재완화 요청에 유럽 정상들은 하나같이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순방에서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한 데 의의가 있으나, 실질적 제재완화의 난관을 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반도 비핵화 진도를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추동한 경과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유럽의 지지를 공고히 하고 확대하는데 공을 들였다.

가장 큰 성과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방북 의사를 이끌어낸 점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 하지 말라”고 주문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강력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에 또 다른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北비핵화 관련 회담 상황 등 설명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공감대 확대
각국 정상‘CVID 고수’강경입장


이에 반해 대북 제재 완화를 두고는 국제사회와 온도차만 확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만난 정상들에게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했으나, 유럽 국가에서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채택한 공동발표문에는 제재완화의 전제조건으로 CVID를 명시했다. 메이 영국 총리도 CVID를 거론하며 북한에 보다 더 확실한 조치를 요청했다. 아시아와 유럽 51개국이 모인 아셈에서도 북한에게 CVID를 촉구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외신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표현 방식 등에 관한 입장 차이로 인해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이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한-EU 공동성명이 ‘CVID’ 표현을 놓고 무산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것은 ‘CVID’라는 표현 때문이 아니라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란 핵협정과 우크라이나 사태 부분에서 EU가 미국과 러시아 입장에 반하는 내용을 삽입하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무산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에 대한 유럽 정상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여부도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공개일정 없이 국내현안을 점검한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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