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휴대폰 끄고 2박3일…삶의 가치·행복 비전 탐색 ‘HUE 캠프’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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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2 08:31  |  수정 2018-10-22 08:31  |  발행일 2018-10-22 제19면
아로마테라피·연극 등 함께 하며
취업 스트레스 날리고 자존감 ‘업’
토크타임땐 고민 나누고 격려도
작년 2학기부터 모두 6차례 열려
캠프 인기 속 참가자 83% “만족”
대구가톨릭대, 휴대폰 끄고 2박3일…삶의 가치·행복 비전 탐색 ‘HUE 캠프’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이 주관하는 ‘휴(HUE)’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과 상처, 희망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대가대 제공>

대구가톨릭대가 2~4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중에 실시하는 ‘휴(HUE:Human Uuique Evolution)’ 캠프가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이 바쁜 학업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중요한 가치와 행복의 비전을 탐색해보는 프로그램이기에 학교생활에 지친 학생들의 관심이 크다.

인성교육원이 주관하는 ‘휴(HUE)’ 캠프는 금요일 오후에 시작해 일요일 오후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대구가톨릭대 청통수련원에서 진행된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참가자가 캠프 기간 중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대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함으로써 공감하거나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취지다. 사전설명회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데 모두 동의하고 참가한다.

첫날은 심신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아로마테라피(향초 또는 비누 만들기)를 시작으로 서로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둘째 날은 연극, 댄스, 합창 등 평소 경험해 보지 못했던 활동에 참여하며 새로운 도전과 성취감을 맛보고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도록 진행된다. 중간중간에 ‘행복’과 ‘꿈’에 대한 강의가 이어지고, 서로의 고민과 상처를 나누며 위로와 격려를 얻는 토크 시간도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학업이나 취업준비 스트레스를 풀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성적이 부진한 학생, 진로에 고민이 많은 학생,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모든 일에 자신감이 떨어진 학생 등 참가자의 사연도 다양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억눌렸던 감정에서 벗어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공감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는 학생도 있다. 자연 속에서 사물의 가치를 새롭게 보거나 인생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5월 이 캠프에 참가했던 한국어교육전공 3학년 안민혁씨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낯선 친구들과 만났다. 그러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삶의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휴(HUE)’ 캠프 과정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83%가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이 캠프와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3.6%를 차지했다. 자아존중감이 커지고 행복의 가치와 비전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학생들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써 지친 마음을 달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아서 한 번 다녀온 학생들은 재참가를 희망하고 있다.

이성호 인성교육원장(신부)은 “휴 캠프는 프로그램 자체가 지향하는 목적도 있지만 가톨릭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가톨릭사회교리의 주요 원리인 공동선, 보조성, 연대성은 우리 대학의 인재상과 운영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앞서가는 학생들만 살아남고 성공하는 무한 경쟁력이 있는 대학이 아니라, 휴 캠프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대학이 우선적 관심을 보이고, 나아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돕고 함께 걸어가는 연대성과 공동체성을 이루는 대학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휴(HUE)’ 캠프는 지난해 9월22~24일 처음 실시한 이후 두 학기 동안 모두 6차례 진행됐으며 모두 233명이 참가했다. 이번 학기에는 오는 11월9~11일, 11월30일~12월2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사전 신청을 통해 남학생 20명, 여학생 20명만 선발한다. 캠프 참가비는 무료이고 수료증을 수여한다. 인성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해외봉사 등 다른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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