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도륜 주지스님 "관광객들이 봉정사 참 모습 오감으로 느끼게 하고 싶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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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3 16:25  |  수정 2018-10-23 16:25  |  발행일 2018-10-2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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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안동 봉정사 주지로 부임한 도륜 스님이 봉정사를 명상과 힐링을 즐기는 사찰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템플스테이를 활성화하고, 옛 숲길과 전통야생화정원, 관광객들의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해 보다 자연 친화적 사찰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봉황이 머물렀던 봉정사를 사부대중(四部大衆)에게 돌려드립니다."
 

지난달 26일 안동 봉정사 주지로 부임한 도륜 스님은  요즘 고민이 많다. 천년 고찰 봉정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반영하듯 관광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도륜 스님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전인 지난해 7~9월 봉정사를 찾은 관광객은 8천73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7~9월)는 2만2천465명으로 2.5배나 늘었다"며 "관광객들이 불편함 없이 봉정사의 참 모습을 오감으로 느끼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륜 스님은 오래된 설화를 통해 봉정사의 유래를 설명했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천등산 바위굴에서 도를 닦던 능인스님이 종이 봉황을 접어 날리니 이곳(봉정사)에 봉황이 머물렀다. 이후 봉황새 봉(鳳)자에 머무를 정(停)자를 따 봉정사라 명명했다"며 "이곳은 봉황의 고귀함과 자연의 미(美)가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실제 봉정사는 작은 규모에 비해 한국 불교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극락전은 현존하는 목조 건물중 가장 오래됐고, 대웅전은 고려말부터 조선 초기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도륜 스님은 "응진전, 엄화실, 송임당, 삼성각, 우화루, 관심당 등 여섯개 건물로 이뤄진 봉정사 영산암은 마치 조선시대 사대부(士大夫)의 주택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ㅁ자 모양의 사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영산암 문루(아래에 출입문을 내고 위로 누를 지어 사방을 살피는 건물)인 우화루는 지난 여름 문재인 대통령이 2시간 넘게 차를 마시며, 힐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도륜 스님은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연결된 옛 숲길 복원도 추진중이다. 이곳엔 얼굴바위, 거북바위, 새 바위 등과 야생화가 산재해 사찰의 경건함과 산림생태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며 "만세루 앞뜰에는 한국의 야생화정원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명상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누구나 명상과 힐링이 가능한 봉정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봉정사 템플스테이(Templestay) 활성화도 노력중이다.
 

도륜 스님은 "봉정사 설법전에서 이달부터 '봉황이 머무는 템플스테이'를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 주말 템플스테이는 대부분 마감된 상태이다"며 "소규모로 이뤄지는 영산암 템플스테이도 있다. 이곳에서는 템플스테이와 함께 이른 아침 고승(高僧)과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도륜 스님은 현실적 한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급증하는 관광객들을 불편없이 힐링 할 수 있도록 쉼터공간, 화장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싶지만 늘 예산이 부족하다"며 "사부대중이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봉정사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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