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MRO센터 철수 의사…영천 항공산업 ‘빨간불’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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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5 07:12  |  수정 2018-10-25 08:15  |  발행일 2018-10-25 제1면
市에 공문 보내 “센터 장비 이전하면 어떻게 되나” 문의
지역 고용·협력사업 全無…2200억 투자 중 1단계만 이행

경북의 미래 100년 먹거리로 기대를 모아 온 ‘보잉 항공전자 MRO(유지·보수·정비)센터’가 영천을 영원히 떠날 것으로 보인다. 영천을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전자 MRO 허브’로 키운다는 경북도·영천시 계획이 날개도 펴지 못한 채 접힐 위기에 놓였다.

24일 영천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보잉사 측이 ‘영천 보잉 MRO센터 장비를 이전하면 어떻게 되는지, 또 향후 영천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의 공문을 시에 보내왔다. ‘철수·폐쇄’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시청 안팎의 시각이다. 시는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경북도와 협의해 당초 협약에 따라 ‘MRO센터 철수 땐 임대계약을 종료하고 부지를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잉사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보잉사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보잉사의 이같은 철수 움직임은 항공수리·정비와 관련해 영천지역에서 아시아·태평양권을 아우르는 수요 창출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장비가 아직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게 큰 이유다.

보잉 MRO센터는 2015년 5월 준공(영천 녹전동)과 함께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그동안 지역민 고용 창출·지역 기업 협력사업 추진 등 당초 기대한 성과가 전무(全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초 2억달러(2천200억원)까지 단계적 투자계획을 밝힌 보잉사는 2014년 1월~2015년 10월 1단계사업(F-15K 부품 36종 시험·평가·정비에 필요한 장비 도입)만 추진한 채 2단계사업(2015~2018년)인 장비 225종 확대 도입은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보잉 MRO센터 철수’는 아직 최종 확정된 게 아니다”며 “센터 준공 이후 고용 창출 등 특별한 성과는 없지만 영천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산업 육성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천=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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