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소 난방공급 주민 “올겨울 어떡하란 말이냐”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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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30 07:27  |  수정 2018-10-30 07:27  |  발행일 2018-10-30 제9면
아파트 347가구·목욕탕 2곳
“겨울 나도록 중단시기 늦춰야”

[봉화] “올겨울 난방이 안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당장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합니다.”

영풍석포제련소(이하 석포제련소) 가동 중단에 대한 석포면 주민의 불안감은 외부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크다. 당장 석포제련소에서 난방을 제공받고 있는 인근 아파트 주민만 보더라도 사정이 딱하다. 이들은 올겨울 난방이 중단될 경우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 할 처지다.

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 기준치를 넘는 폐수 70여t을 하천에 방류해 경북도로부터 ‘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자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결국 기각돼 조업정지 위기에 놓이자 행정소송과 함께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행정소송과는 별개로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조업정지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이 때 가장 먼저 열가동 장치가 멈춰져 난방 공급이 즉시 중단된다.

현재 석포제련소 인근 아파트 347가구(850여명)와 목욕탕 2곳은 제련소 제조 공정에서 발생되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운용되는 중앙집중난방식이다. 따라서 제련소 난방이 중단될 경우 해당 아파트 주민은 올겨울 아무런 대책이 없다. 아파트 주민 대부분은 석포제련소 종사자들이다.

주민들이 옮겨가려 해도 인근에 마땅한 곳이 없다. 봉화지역은 물론 인근 태백에도 이들을 수용할 만한 주거공간이 여의치 않다. 당장 개별 난방을 설치한다 해도 수개월이 걸린다. 사실상 먼 타지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인 것. 특히 어린 자녀와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앞이 막막하다. 아파트 주민들은 “석포지역은 벌써부터 밤이 되면 난방을 틀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낮다. 난방 공급이 중단되면 다른 곳에 집을 구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걱정”이라며 “최소한 올겨울만이라도 지낼 수 있도록 공장 중단 시기를 늦춰 달라”고 하소연했다.

봉화군의회는 석포제련소 가동 중지로 인해 주민 정주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집행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종 조업정지 결정이 나더라도 겨울철 대신 여름철에 조업중지가 시행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요구하기로 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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