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센터 설립 3년째 ‘혁신이 없다’

  • 손선우·조규덕·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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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3 07:11  |  수정 2018-11-03 09:10  |  발행일 2018-11-03 제1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협력을 통한 창업지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다른 기업 지원기관과 업무가 중복되면서 역할이 모호해진데다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당초 설립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정부의 핵심사업으로 2015년 전국 17곳에서 문을 열었으며 현재 19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삼성이 나서서 대구삼성창조캠퍼스를 꾸미면서 본격화 됐다. 2016년 12월 대구 동구 신천동에 있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혁신센터가 캠퍼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센터의 사업 목적과 활동 방향은 대구테크노파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등과 거의 비슷하다. 또 창업 지원 업무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창업보육센터와 거의 같다. 당초 기업 및 창업 지원, 창업 인재 육성이라는 목적과도 동떨어진다.

게다가 혁신센터가 들어선 대구삼성창조캠퍼스가 식당가 등으로 채워지면서 본연의 업무 시설보다는 먹거리 타운으로 인식될 정도이고, 문을 연지 2년이 넘은 삼성창업 기념공간은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다른기관과 창업지원 업무 중복
대구센터, 먹거리타운으로 전락
경북은 펀드 집행률 전국 꼴찌로
민간자율 포항센터는 모범사례

지역 경제계 인사는 “벤처창업 등 지역 창업 생태계 허브역할과 함께 새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테크노파크와 창업보육센터와의 중복 문제는 혁신센터가 창업 초기부터 창업 3년차까지 담당하고 그 이후는 테크노파크가 관할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12월 출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가상현실 헤드셋으로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가상체험하는 등 주목을 받은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지금은 초라한 모습이다. 현재 하드웨어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 보급확산 사업을 주도해 창업기업과 기존 중소기업 모두에 도움이 되는 성공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경북혁신센터의 펀드(400억원) 집행률은 47%(올 6월 기준)로,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 유일의 민간자율형으로 출범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정은 다르다. 이곳은 관주도형과는 달리 원활한 사업 추진으로 타 센터의 모범이 되고 있다. 2015년 출범 당시 25억원을 지원한 포스코가 올해는 35억원을 지원하는 등 예산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손선우·조규덕·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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