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자택 이웃주민 애도 “소탈하셨던 분…내년 5월쯤 새 영화 찍는다 말하셔”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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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5 07:46  |  수정 2018-11-05 09:20  |  발행일 2018-11-05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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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성일씨의 유골이 묻힐 영천 괴연동 자택 ‘성일가(星一家)’ 정원 전경. 4일 오전부터 장사(葬事) 준비가 한창이다. <독자 제공>

4일 원로 영화배우 신성일씨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고인이 말년을 지낸 영천 괴연동 한옥주택 ‘성일가(星一家)’의 이웃 주민들은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부터 성일가 내 정원에선 10여 명의 인부가 굴착기 등을 동원해 고인의 유골 안장을 위한 장사(葬事) 준비에 한창이었다. 임채만 까치락골 와이너리 대표는 “고인이 생전 이곳에 묻히길 원했다”면서 “화장 후 유골을 안장하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생전 신씨가 영천에서 친가족처럼 가깝게 지낸 이다. 임 대표와 부인 김잠숙씨 부부는 이날 기자에게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슬픔을 느낀다. 고인의 유골이라도 성일가에 묻힌다니 조금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형님(신성일씨)이 워낙 대스타여서 처음 만날 땐 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자주 만나 정을 나누면서 정말 소탈하고 유머가 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분임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부인 김씨는 “고인이 한 달 보름 전 전남의 한 요양원에 계실 때 병문안을 갔다. 내년 5월쯤 새 영화를 찍는다고 말씀하셨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씨 부부는 “고인은 평소 시래기 된장국과 시래기 꽁치찌개를 유난히 좋아하셨다”며 “평소 우리가 집에서 음식 재료를 가져가면 선생님께서 직접 요리도 해주셨다”고 했다.

고(故) 신성일은 2007년 지인과 함께 영천에 포도를 사먹으러 왔다가 우연히 지금의 ‘성일가’ 터를 봐놨다고 한다.

신성일은 2008년 금강송을 자재로 전통한옥인 성일가를 지은 이후 최근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성일가는 경부고속도로 영천IC에서 승용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다. 크고 작은 산이 울타리처럼 둘러싸인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성일가를 둘러본 일부 풍수지리 전문가는 집에 담을 쌓으라고 조언했지만 고인은 “사방을 탁 터 놓아도 집 안에 있는 물건 하나 집어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영천=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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