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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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7

고성국 정치평론가·정치학 박사
문재인 정권이 벌써 1년 반이나 지났다. 아직 3년 반이나 남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2020년 4월 총선, 2022년 5월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문 정권이 뭔가를 할 시간은 앞으로 1년 정도다. 내년 가을이 되면 총선 국면이 시작될 것이고 내후년 4월 총선이 끝나면 정국은 곧바로 차기 대권레이스를 시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년, 이 기간 문 정권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못 끼운 단추’ 같은 ‘소득주도성장 노선’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제정책을 시작할 수 있을까? 소득주도성장론의 변형에 불과한 포용국가론이 설파된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면 경제 정책의 근원적 전환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속’ 논란과 ‘굴욕외교’ 논란을 빚고 있는 대북정책의 재점검과 속도 조절은 가능할까? 집권당 원내대표가 대기업 총수들에게 직접 ‘리선권의 냉면’ 발언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통일부 장관이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는 국정감사 답변을 “전해 전해 들어서 확실치 않다”고 말꼬리를 흐리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 문 정권은 남은 1년 남북관계에서 속도를 더 내면 더 냈지 속도를 줄이지는 않을 것 같다.

문재인 정권의 ‘마이웨이’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협치는 지난해 5월10일 문 대통령이 취임식장 가는 길에 한국당사를 들렀던 30여 분만 있었다. 그 후 1년6개월, 대한민국에는 적폐청산이라는 마이웨이,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무제라는 마이웨이,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이라는 마이웨이만 있었다. 마이웨이 1년 반의 성적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의 지속적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50%대냐 40%대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하락이 경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민생의 어려움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이런 상황에 처한 정권은 그때까지의 정책기조를 되짚어보고 국민의 소리를 다시 들어 정책의 근본조정이든 미세조정이든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주장과 정책이 “절대적으로 옳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정권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반대의 선택을 하곤 한다.

그들의 ‘정의’를 구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에 따른 초조함과 서두름이 국정운영의 안정성마저 해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노무현 정권이 임기 말에 10·4 남북공동선언을 하고 임기 막판에 ‘언론에 대못을 박은’ 일이 그런 경우다. 막판 심리와 한건주의는 국가 경영을 담지한 집권세력이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함정이다. 나는 문 정권이 이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함정에 빠져 문 정권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떠안아야 할 정치·경제·사회적 비용과 부담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는 말이 있다. 문 정권도 이제 3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 3년 반의 시간은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너무도 엄중하고 중차대한 시간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민생도 대한민국의 안보와 외교와 남북관계도 이 3년 반 동안 엄청난 격변과 격랑을 헤쳐가야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문 정부도 끝을 향해 가고 있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민생·안보·외교상의 위기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그 끝이 대한민국의 파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려면 그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그 행동의 결과로서 ‘새로운 시작’을 열어 나가야 한다. 지금은 보수우파가 행동해야 할 때다. 고성국 정치평론가·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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