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화랑 30일까지 김지아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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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범기자
  •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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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인듯, 꽃인듯…흙으로 그린 ‘생명력’

작업키워드 ‘흙·물·불·바람·빛’

“흙과 놀면서 작업이 자유로워져”

김지아나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포슬린을 캔버스에 붙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 <동원화랑 제공>
강렬한 끌림이 있다. 한동안 눈을 뗄 수 없다. 화면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물결처럼 보이기도 하고, 활짝 핀 꽃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작가는 “물을 표현했다”고 했다. 물이든 꽃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생명력이다. 작품은 완벽한 형태를 지닌 게 아니다. 변한다. 작은 충격에 깨지기도 한다. 작가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생명이 없다”고 말했다.

캔버스에 붙어 있는 재료가 흙이라는 게 인상적이다. 작가는 “흙이 가마를 통해 포슬린으로 전환했다. 포슬린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포슬린이 깨져 바닥에 떨어지기도 한다. 작가는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부러 깨진 포슬린을 바닥에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삶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작가는 “한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절대 그럴 리 없어, 정말 이해할 수 없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더라”고 했다.

‘흙으로 그림을 그리는’ 김지아나 작가의 개인전이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동원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타이틀은 ‘인사이드(Inside)’. 블루 안에 블루가 있고, 레드 안에 레드가 있다.

작가의 이름은 본명이다. 원래 김지연이었는데 개명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작가는 미국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학사와 몬트클레어대 파인 아트 석사 과정을 마쳤다.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친구들이 지연이라는 발음이 어려워 ‘지아나’라고 부르면서 결국 개명까지 하게 됐다.

작가는 그림을 한 번 그렸다 해체하고 다시 그린다. 처음 흙으로 그릴 때 다양한 붓질이 전혀 다른 그림을 만들어낸다. 부드러운 물결이기도 하고 거센 파도나 날카로운 면도날처럼 변하기도 한다. 흙은 작가만의 그림 물감인 셈이다. 또 작업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업이다. 작가의 작업 키워드는 흙, 물, 불, 바람, 빛이다.

작가는 흙 그림을 해체하고 다시 그리는 과정이 힘들다면서도 ‘재미있게 논다’고 했다. “사실 흙은 다루기 힘든 매체다. 그래서 한동안 흙하고 씨름했다. 어느날 ‘왜 흙을 이기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흙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작업이 자유로워졌다.” 작품에 생명력이 느껴지는 배경이다.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에는 공간에 그림을 그렸다. 재료는 역시 흙이었다. 설치 작업인데, 공간에서 피어나는 작가의 포슬린이 자연을 닮았다. 작가는 미국에서의 작업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합이었다. 의도한 형태와 의도하지 않은 형태가 동시에 나왔다”고 했다.

작가는 현재 색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면의 경험을 표현하고, 관객과 공감하는 수단으로 색을 선택했다. 작가는 “예전의 작업이 소설이라면 지금은 시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30일까지. (053)423-1300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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