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수사 불만에…트럼프, 선거 끝나자 법무장관 해임

  • 입력 2018-11-09 07:59  |  수정 2018-11-09 09:39  |  발행일 2018-11-09 제11면
‘충성파’휘터커가 장관대행 맡아
뮬러특검 압박주기 해석하기도
“나를 공격하면 전투태세로 대응”
민주에‘협치’제안하면서도 경고
20181109
미국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오른쪽)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는 워싱턴의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이 사직서(작은 사진)에 “당신의 요청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썼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71)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공로에 감사하며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해임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장관은 추후 지명될 것이라며 매슈 휘터커 변호사가 법무장관 대행을 맡도록 했다고 밝혔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휘터커 대행은 현재 법무장관 비서실장이다.

세션스 장관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민주당은 곧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지휘권을 내려놓으며 특검의 수사권을 보장한 세션스 장관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조사를 빨리 마무리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한장짜리 서한에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사임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서한에서 “법무장관으로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면서 “법치에 기반해 법집행 어젠다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술회했다.

그가 이날 법무부 건물을 떠날 때 마당에 모여있던 150여명의 소속 직원이 박수를 치며 환송했다고 AP가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표정으로 “고맙다. 축복이 있기를"이라는 말을 남겼고, 장관직을 대행할 휘터커 비서실장과도 악수를 했다. 사실 세션스 장관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상원의원 중 최초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대선캠프에도 참여한 핵심 측근이었다.

그러나 대선 기간에 자신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대사를 최소 한차례 이상 만난 사실이 폭로된 이후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 지휘에서 스스로 손을 떼겠다고 ‘셀프 제척’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후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뮬러 특검을 임명해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둘러싸고 세션스 장관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분점한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에 ‘협치’를 제안하면서도 만약 민주당이 자신을 공격하면 전투태세로 맞서 갚아 주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화당과 민주당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국정운영 협력을 주문했다. 특히 민주당이 소환장 발부 등 하원 다수당의 권한을 이용해 자신과 주변을 낱낱이 파헤치려 한다면‘전투태세(warlike posture)’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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