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모해 가는 북한의 음식문화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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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0   |  발행일 2018-11-10 제16면   |  수정 2018-11-10
빠르게 변모해 가는 북한의 음식문화
평양에선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최재영 지음/ 가갸날/ 192쪽/ 1만4천500원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말이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준 것으로 알려진 핀잔이다. 냉면은 남북의 만남에서 자주 등장한다. 지난 4월 판문점선언 현장에서도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냉면을 먹었다. 그 어떤 남북의 만남에서도 빠지지 않는 게 ‘먹는 일’이다. 이 책은 북한의 음식문화 견문록이다. 재미동포 목사인 저자는 “음식 속에는 이념과 사상이 없다. 냉면 한 그릇을 먹는 일이 곧 남북 음식 문화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 식당과 카페의 풍경이 펼쳐진다. 평양 비로봉 식당의 메뉴판은 종이가 아닌 태블릿 PC이고, 해당화관 6층에 위치한 커피숍은 24시간 운영된다. ‘철판버거후추비빔밥’과 ‘소꼬리슈트’라는 이름도 생소한 음식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환율’과 ‘공식 환율’이라는 2중 가격 시스템도 눈에 띈다. 북한 주민들의 부담은 외국인의 2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음식값이 비싸기 때문에 북한의 일반 노동자나 주민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식당에 가기 어렵다”는 주장은 오보다. 북한 주민들이 내는 실제 커피 한잔 가격이 0.1달러 정도라고 한다. 평양냉면의 메카로 불리는 옥류관 이야기도 흥미롭다. 옥류관에서 하루 소요되는 육류가 2t, 하루 판매되는 냉면이 1만2천그릇이라고 한다. 남과 북의 서로 다른 김치 문화도 나온다. 북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콩나물김치’를 담그는 법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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