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팀킴 호소’ 철저히 조사해 컬링메카 명예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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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2   |  발행일 2018-11-12 제31면   |  수정 2018-11-12

컬링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컬링 열풍을 일으켰던 전 컬링 여자국가대표 ‘팀킴’이 지도부의 폭언과 전횡 등을 폭로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팀킴은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의성컬링’ 신드롬을 낳았지만 9개월 만에 선수와 지도자 간 숨겨졌던 갈등과 불화가 불거지면서 진실 공방에 휩싸이게 됐다.

김은정·김영미·김경애·김선영·김초희 등 팀킴 선수들이 대한체육회·경북도체육회·의성군 등에 보낸 호소문을 보면 충격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이들은 한국 컬링의 대부로 통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그의 딸과 사위인 김민정·장반석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이 선수들을 개인적 목적을 위해 동원하고 선수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올림픽 이후 큰 인기를 끈 팀이 팬 사인회 등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참석했는데 사례비와 격려금이 모두 김 전 직무대행의 개인통장으로 들어갔고, 정작 당사자인 선수들은 사후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팀킴 호소문의 파장이 커지자 장반석 감독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장 감독은 “2015년 선수들의 동의로 김경두(경북체육회)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했다”며 이 통장으로 상금과 팀 훈련, 대회 참가비용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김·장 감독의 아들 어린이 집 행사 강제 동원설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내막이야 어찌됐든 팀킴 선수들은 지금 제대로 된 지도와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이후 세계컬링 여자대회 한 차례 빼고는 국제대회 출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8위였던 세계 랭킹이 지금은 18위로 내려앉아 세계 상위팀만 출전하는 컬링 그랜드슬램 출전도 불가능해졌다. 지난 8월에는 겨우 일주일 정도 훈련하고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결국 국가대표 자리마저 내줬다. 선수단은 지도부인 김경두 일가 체제의 전면적인 교체를 요구하며 최악의 경우 은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경북도·의성군이 특별감사단을 구성해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한 만큼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불법 사례가 드러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경북 컬링팀의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진단과 함께 이번 갈등을 체육계 자성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이미 신뢰를 상실한 지도부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팀킴 선수들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컬링메카 경북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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