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은 10억 넘어…‘억’ 소리 나는 조각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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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  발행일 2018-11-14 제28면   |  수정 2018-11-14
화학자 출신작가 토니 크랙…6년만에 우손갤러리서 전시
“진화의 형태로 생명력 담아”
20181114
토니 크랙 작

토니 크랙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다. 1970년대 미니멀 아트와 개념조각에 대항하는 뉴브리티시 조각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아니시 카푸어, 안토니 곰리와 함께 자유로운 스타일의 뉴브리티시 조각를 추구했다. 1970~80년대 ‘발견된’ 오브제들을 쌓은 작품으로 명성을 타기 시작했다. 198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영국 대표 작가로 참여했고, 터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77년부터 독일 뒤셀도르프 인근의 부퍼탈에서 거주하고 있다. 부퍼탈은 크랙의 첫 부인 고향이다. 크랙은 부퍼탈의 숲을 구입해 조각공원으로 꾸미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2012년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교수직에서 퇴임한 뒤 전 세계를 다니며 전시를 하고 있다.

토니 크랙의 개인전이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우손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6년 만이다. 우손 갤러리는 2012년 개관전에 토니 크랙을 초대했다. 우손갤러리 이은미 큐레이터는 “2012년 개관전 당시 작가가 1박2일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이번에도 오려고 했는데 뉴욕의 전시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조각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작가를 상징했던 ‘초기 형태들(Early Forms)’과 ‘이성적 존재(Rational Beings)’ 시리즈는 물론 최근작인 ‘산업자연(Industrial Nature)’도 전시됐다.

‘초기 형태들’은 고대 플라스크부터 시험관·유리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용기들을 함께 꼬거나 비틀어 만든 작품이다. ‘이성적 존재’ 시리즈는 브론즈나 강철 또는 석조로 제작된 수직축으로 회전하는 횡단면이 쌓여 만들어진 긴 원주 형태의 조각이다. 관람자의 위치나 빛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3차원적인 변형체다. 추상적인 조각이 사람의 옆모습과 같이 구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품 가격은 ‘억’ 소리가 난다. 2층 공간에 전시된 ‘이성적 존재’ 시리즈인 작은 스테인리스 조각이 3억원이다. 대작은 10억원이 넘는다. 작은 스테인리스 조각은 이미 팔린 상태다.

이은미 큐레이터는 “토니 크랙은 지금이 가장 전성기다. 화학자 출신으로 새로운 재료를 끊임없이 탐색함과 동시에 유동성과 진화의 형태로 조각의 개념을 확장해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2019년 2월2일까지. (053)427-7736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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