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자극 통해 뇌 감각 활성화…몸·마음 편안해지고 행복지수 향상”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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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5   |  발행일 2018-11-15 제34면   |  수정 2018-11-15
■ ‘맨발걷기’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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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환 교장을 비롯한 맨발학교 사람들이 수성구 범어공원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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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학교 권택환 교장

권택환 교장은 “맨발걷기는 뇌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발바닥 자극이 뇌 감각을 깨운다는 것이다. “맨발걷기를 처음 경험한 사람들은 시원하다, 따끔따끔하다, 콕콕 찌르는 것 같다 등 다양한 느낌을 표현합니다. 맨발걷기는 발바닥 자극을 통해 자신의 몸에 집중하게 하고 몸과 뇌의 교류감각을 활성화시켜 뇌 기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몸과 뇌의 주인…인생 디자인 힘 생겨
건물·교사·교재·시험·시간표 불필요
인성영재 자라는 자연친화 ‘5無 학교’
“남 이해하는 마음 커져”아이들 변화

처음엔 20분 시작…하루 5분씩 늘려
익숙해지면 하루 40분∼1시간 운동




뇌를 유연하게 하려면 먼저 몸을 잘 풀어주어야 한다. 맨발걷기를 하면 발바닥이 부드러워진다. 굳은살이 없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몸이 이완되고 편안해진다.

권 교장은 “일상에서 잘 쓰지 않던 근육을 쓰면서 뇌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진다. 경험해보지 못한 발바닥 자극으로 뇌가 유연해진다”며 “실제로 맨발걷기를 하다보면 고정관념의 틀에서는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의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의 몸과 뇌의 주인이 된다. “6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하면서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 스스로 감동도 잘 받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서 생기는 감동과 타인에게서 느끼는 감동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자신에게 주는 감동은 그 힘이 오래 갑니다. 맨발걷기를 통해 내가 나의 몸과 뇌의 주인이 되고 이로써 삶의 목적을 알고 내 인생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힘이 생기게 되지요.”

맨발학교의 교장인 그는 맨발학교 자랑도 이어갔다. 맨발학교는 5무(無) 학교이다. 5무는 건물, 교사, 교재, 시험, 시간표가 없다는 의미다. 과학영재, 수학영재 등 영재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맨발학교는 인성영재를 지향한다.

1무는 학교 건물이 없다.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걸으면 된다. 학교 운동장도 좋고 산, 바닷가 모래도 좋다. 2무는 가르치는 선생님이 없다. 걷는 것은 누구에게 배울 필요가 없다. 그냥 걸으면 된다. 3무는 교재와 교구가 없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맨발로 걷기만 하면 된다. 준비물이라면 자신의 발뿐이다. 4무는 시험과 성적이 없다. 세상의 학교에는 시험이 있다. 맨발학교는 이기고 지는 것이 없다. 걸음이 이상하다고, 늦게 걷는다고 질책하는 사람이 없다. 발길 가는 곳으로 걸으면 된다. 5무는 수업시간표가 없다. 새벽에 걸어도 되고 저녁에 걸어도 된다. 시간표 대로가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틈날 때 걸으면 된다. 혼자 걸어도 되고 친구와, 가족과 같이 걸어도 된다.

맨발학교의 학생은 연령대가 다양한데 초등학교 학생들도 꽤 많다. 권 교장은 맨발학교에서 뜻을 같이하는 후배교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 후배의 도움으로 맨발걷기 100일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지역 한 초등학교의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지난 8월 발간된 ‘맨발교실-맨발로 교육’ 2편에 잘 소개되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권 교수는 놀라운 경험을 했음을 밝혔다.

“아이들의 변화를 보게 되었지요. 짜증이 줄어들었어요, 기분이 좋아졌어요, 키가 자랐어요, 수학문제가 잘 풀려요, 우리 가족 모두 사이가 좋아졌어요, 친구가 많아졌어요, 친구를 이해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맨발걷기를 한 아이들이 표현한 글을 보면서 맨발걷기의 힘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맨발걷기에 도전해 보자. 권 교장이 맨발걷기 요령을 들려준다. 처음 시작할 때는 흙이 있는 학교 운동장이 좋다. 처음에는 20분 정도가 적당하고 점차 하루 5분씩 늘린다. 익숙해지면 하루에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걷는다. 이때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적당한 속도로 걷는다. 운동장을 걷다가 한두 번 철봉에 매달리기를 하면 좋다. 쌀쌀한 날씨에는 따뜻하게 입고 걷는다. 발은 겨울에도 반드시 찬물에 씻는다. 맨발걷기를 처음 하고 나면 발의 갈라짐, 물집, 요통 등 명현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권 교장은 단순한 것이 가장 강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 단순함의 정점이 바로 맨발걷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살리는 것은 절대 복잡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복잡하지 않지요. 작고 간단한 것에 오히려 강함이 숨어있습니다. 걷는 것만큼 간단한 것은 없습니다. 신발을 신고 걷는 것보다는 맨발로 걷는 것이 간단하지요. 단순하고 간단할수록 더 큰 힘이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법칙이지요”.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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