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없도록 기도했어요”…포항, 차분하게 시험마쳐

  • 김기태,임호
  • |
  • 입력 2018-11-16 07:43  |  수정 2018-11-16 07:43  |  발행일 2018-11-16 제11면
작년은 수능 전날 강진에 대혼란
올해 12개 고사장서 5500명 응시
지진가속도계측기로 실시간 관찰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포항지역 12개 고사장에서도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일은 공교롭게도 1년 전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바로 그날이다. 지난해 11월16일 예정된 수능은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포항에선 5천500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렀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지진을 의식하면서도 다른 지역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고사장 밖은 이른 시간부터 피켓을 들고 응원에 나선 후배와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포근한 날씨 속에서 후배들은 “시험 잘 치르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선배들을 응원했다. 포항 북구 장성고에선 다리를 다친 수험생이 목발을 짚고 나와 가족·후배의 응원을 받았다. 수험생이 입실한 이후에도 발길을 돌리지 못한 학부모들은 기도를 하는 등 한동안 교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평소처럼 제 실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 수송작전이 펼쳐졌다. 버스를 잘못 탄 한 수험생은 남구 대송면에서 북구 대동고까지 순찰차와 사이카를 타고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또 남구 지곡동 포항제철고에서는 입실 마감 시각 직전 가까스로 한 수험생이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했다. 짙은 안개로 차량 운행이 여의치 않다는 한 수험생 가족의 도움 요청을 받고 경찰이 순찰차로 경주에서 포항까지 수험생을 태워주기도 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항교육지원청에 지진대책상황반을 가동했다. 포항·경주지구 수능 고사장엔 지진가속도계측기를 설치해 상황반에서 실시간 관찰했다. 아울러 재난상황에 대비해 수험생을 위한 전문상담사를 배치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7시10분 포항지구 수능 시험장인 포항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임 교육감은 수험생들에게 “오랜 시간 열심히 달려온 수험생 여러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시험 결과에 상관 없이 인생의 첫 번째 고개를 무사히 넘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시험에 임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