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클러스터 합류 직전 보이콧 ‘中저장성 몽니’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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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6 07:57  |  수정 2018-11-16 07:57  |  발행일 2018-11-16 제15면

대구 국제행사서 ‘외교 결례’ 비난
대구서 맡기로한 클러스터 사무국
저장성측 이원화 주장했지만 불발
의견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한듯

미국 실리콘밸리 등 세계 6개국(8개 클러스터)이 참가하는 ‘글로벌 로봇 슈퍼클러스터 출범식’이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날 출범식 직전 당초 참가하기로 한 중국 저장성측이 돌연 동참을 거부했다. 사전협의로 모든 일정이 진행되는 공식 국제행사에서 이날 중국 저장성측의 행보는 일종의 ‘외교적 결례’로 볼 수 있어 비난을 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전후 사정은 이랬다. 중국 저장성은 전날(14일)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2018 대구 글로벌 로봇 비즈니스 포럼’에 다른 6개국(8개 클러스터)과 함께 참석했다. 포럼 참석국가는 다음날 열리는 ‘글로벌 로봇 슈퍼클러스터 출범식’에 모두 참가하는 것으로 사전 논의가 돼 있었다. 하지만 당일 출범식에 앞서 열린 슈퍼클러스 창립총회가 시작되기 직전 저장성측은 갑자기 출범식을 보이콧하고, 내년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와 다른 로봇클러스터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장성측은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불참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정황상 이는 표면적 이유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는 한국이 세계 로봇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인식될 수 있는 상황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깔려있다는 것.

각국 로봇클러스터 대표들은 사전에 앞으로 출범할 슈퍼클러스터의 사무국은 전체 행사를 기획한 대구(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에서 영구적으로 맡는 것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초대 회장은 김창호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장이 맡기로 했다. 다만 로봇클러스터 회장은 3년마다 교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장성측은 사무국을 이원화하고, 이 중 하나는 저장성에 두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저장성이 로봇클러스터 출범식을 보이콧했다는 것이다.

저장성은 사무국이 있는 곳이 곧 로봇클러스터 발전의 중심축이라는 위상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것으로 지역업계 관계자는 판단했다. 이에 이날 출범식에는 한국(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미국(실리콘밸리, 메사추세츠주)·프랑스(프랑스연합, 론알프주)·러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6개국 8개 로봇클러스터들만 참여하게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저장성측은 내년에 참가를 고민해 보겠다고 했지만 불참해도 매달리지는 않겠다”면서 “이미 올해도 태국, 호주, 미국(피츠버그)이 로봇클러스터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일정상 불가피하게 참가하지 못했을 정도로 호응하는 국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저장성이 합류하지 않아도 중국에는 베이징 로봇 클러스터 등 협업이 가능한 곳이 많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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