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은행나무] 잎과 종자를 한약재로 사용…심장 보익하고 어혈·습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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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0 08:35  |  수정 2018-11-20 08:35  |  발행일 2018-11-20 제21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은행나무] 잎과 종자를 한약재로 사용…심장 보익하고 어혈·습 제거

노란 단풍이 도심 길을 수놓는 계절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은행나무다.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릴 만큼 역사가 오래된 은행나무의 열매는 지독한 냄새가 나지만 건강식으로 인간에게 이롭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구별되며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열매를 맺는 식물이다. 양평 용문사, 서울 문묘, 울주 구량리, 영월 하송리, 금산 요광리의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그중 용문사 은행나무 전설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마의태자를 잃은 설움에 금강산을 가다 심었다는 이야기와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자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살아남은 나무라 하여 천왕목으로 불렸으며, 조선 세종 때 정3품 이상에 속하는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했다. 또한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소리를 내어 그것을 알렸으며, 고종이 세상을 떠났을 때 큰 가지 하나가 부러져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은행나무의 잎과 종자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생약명은 잎이 은행엽, 종자가 백과다. 은행엽은 낙엽이 되기 전 푸른 잎을 9~10월에 수집해 건조한 것으로, 심장을 보익하고 폐를 수렴하며 어혈과 습을 제거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 현대 연구에서 은행잎이 혈액순환 촉진, 혈관 확장, 항균, 항알레르기, 항산화 효과 등이 있다고 밝혀졌으며 성분을 추출해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백과는 은행나무의 성숙한 과실을 10~11월에 채취해 외종피를 제거한 후 사용하는데, 성질이 평하고 맛은 달면서 약간 떫다. 감기가 원인이 아닌 기침과 가래, 천식, 백색의 대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잘 참지 못하고 지리는 증상 등을 치료한다. 동의보감은 은행이 폐와 위의 탁한 기를 맑게 하며 숨찬 것과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은행을 먹고 중독되었을 때 향유를 많이 마셔 토하거나 지장수·남즙·감초를 달인 물을 먹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독이 있어 많이 먹어서는 안되며 소아는 주의해서 써야 한다.

신준혁 한의사 (한약진흥재단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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