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삼각파도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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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0   |  발행일 2018-11-20 제31면   |  수정 2018-11-20

불교에서 삼재(三災)는 전쟁과 기근·전염병을 의미한다. 이 삼재를 소삼재라 하고 화재(火災)·수재(水災)·풍재(風災)를 대삼재라고도 한다. 무속과 명리학에 이르면 관재수·손재수·질병사고수, 아홉수 등으로 매우 복잡해진다.

2012년 10월 바다에서 침수되고 있는 화물선 선원을 구조하기 위해 제주 해경이 보낸 고속단정이 귀환길에서 침몰했다. 이 때 해경은 고속단정의 침몰이 삼각파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4년 세월호 침몰 후에도 초기에 그 원인을 삼각파도에서 찾기도 했다. ‘삼각파도’는 진행 방향이 다른 둘 이상의 물결이 부딪쳐서 생기는 불규칙한 물결로 위력이 커 선박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요즘 주변에서 무심히 삼재라는 말을 흘리는 경우를 본다. 상주시의회와 시청·지역 경제에 차례로 닥친 어려움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시의회는 지난 7월 신순화 의원의 영아전담 어린이집 대표 겸직 문제가 불거진 후 조용한 날이 없다.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 신 의원의 제명을 의결하고 이를 본회의에 상정했다가 부결됐으며, 이달 초에는 임시회에서 김태희 부의장과 신순화 운영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의결했다. 두 의원은 이에 불복, 즉각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및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시의회는 출범 직후부터 조용한 날이 없었고, 시끄러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게다가 황천모 상주시장은 6·13지방 선거의 선거캠프 직원 3~4명에게 2천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금품 수수의 결정적인 연결고리는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내부고발도 있어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9일 터진 대림종합건설(상주시 낙양동)의 부도사태는 지역 경제에 큰 충격파를 주고 있다. 대림은 상주시의 대표적인 건설사인 만큼 부도에 따른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세 분야에서 노정된 문제들로 상주시의 정계와 행정, 경제계가 비정상적인 상태에 빠지게 됐다. 재앙은 아니더라도 삼각파도와 같은 위력으로 지역 전체에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발전동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져 시급한 현안인 인구 10만 지키기나 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육군사관학교 유치 등이 요원해 질 수도 있다. 삼각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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