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어’ 만점자 대구 1명뿐 “이렇게 내면 학습대책 없다”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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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07:08  |  수정 2018-11-21 07:08  |  발행일 2018-11-21 제1면
교사들 “난이도의 배신” 당혹감
“국어시간 他과목도 가르쳐야 하나”

올해 수능 국어영역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고3 수험생 중 국어 만점자는 단 1명뿐일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고2 학생의 국어 학습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일선 고교 국어교사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일 대구진학지도협의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수능 영역별(원점수) 가채점 분석 결과, 국어영역 만점자는 응시인원 1만8천923명 중 단 1명으로 나타났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는 1만9천785명 중 96명이 만점을 받았다. 만점자 인원이 1년 만에 거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교사들은 ‘난이도의 배신’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어 교사도 못 푸는 문항’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31번 문제에 대해 최진아 대구시교육청 장학사(국어)는 “보통 배경지식이 없는 지문이라도 문맥이나 보기, 선지를 보면 이해가 되는데 이 문제는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나머지 문제도 6·9월 모의평가 수준을 과도하게 넘어섰다”면서 “고난도 국어에 필요한 능력인 어휘력, 문장 독해력은 하루아침에 학교 수업만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고 난감해 했다. 문웅렬 도원고 국어 교사도 “수능 국어는 읽어내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지 전문지식 인지(認知) 여부를 묻는 게 아니다”면서 “국어시간에 과학이나 예술 등 배경지식을 따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냐”며 출제의도에 의문을 표했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은 “과거보다 과목 수가 줄어 다양한 영역을 공부하지 않는 데다 문제풀이에 길들여진 학생에게 (이번) 수능 국어는 전문지식을 토대로 한 종합적 사고력을 요구한 셈”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훈련을 하고, 깊이있는 독서를 하는 것이 대안이겠지만 지금 입시 현실에서 가능할까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주요 입시업체들은 국어영역 1등급컷을 85~86점으로 예상했다. 1등급 컷이 90점 밑으로 예상된 것은 2005학년도 이후 처음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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