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긴축기조로 돌아서나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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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  발행일 2018-11-21 제27면   |  수정 2018-11-21
20181121

“외부 FA에는 관심이 없고, 내부 FA는 최대한 성의있게 임할 방침이다.” 이번 FA시장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취할 자세다.

KBO는 20일 2019년 FA 승인 선수 15명의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15명 가운데 신규 자격은 10명, 재자격은 4명, 자격 유지는 1명이다. 삼성에서는 윤성환·김상수가 FA 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았고, 박한이·손주인은 신청하지 않았다. KBO로부터 FA를 승인받은 선수들은 21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해 모든 구단과 계약을 위한 교섭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삼성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단 외부 FA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최대어인 양의지(두산)는 포수라서 지난해 FA시장에서 거액을 들여 영입한 강민호와 포지션이 겹친다. 내야수 최정(SK)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눈에 띄지만 최정은 몸값이 고액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선수들은 나이나 경기력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 긴축 기조로 돌아선 삼성의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올해 외부FA 매력적 선수 없어
일찌감치 “내부 단속만” 선언

FA 윤성환·김상수와 협상 임박
올 부진탓에 몸값 온도차는 커

러프에게도 연봉동결안 내민듯

윤성환·김상수 등 내부 FA 선수들에게는 “일단 성의는 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선수 모두 줄곧 삼성에서 뛰어왔고, 윤성환은 투수조 베테랑으로서, 김상수는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 통솔에 힘써온 만큼 예우를 갖춘 계약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선수와 구단 간 견해 차이다. 아직 협상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팀과 선수들 사이에 몸값에 대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이 새 나오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협상을 최대한 성의있게 진행하려 하는데, (몸값의)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간 삼성을 위해 뛰어줬고 노력을 통해 FA 자격을 얻은 만큼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며 “다만 (선수가 생각하는 몸값이) 무리하거나 아니다 싶을 때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일단은 급할 것 없이 1월 말까지는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단 입장과 몸값이 차이가 날 경우 내부 FA 단속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부 FA 단속에 강한 의지가 없다는 얘기로도 풀이된다.

삼성이 이 같은 자세를 취할 만한 이유는 단순하다. 윤성환은 24경기에 출전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에 그쳤다. 구속저하 등의 노쇠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상수는 지난해에는 부상을 입어 4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 122경기에 나서 타율 0.263에 그쳤다. 강점인 수비력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유격수의 경우 사이드스탭 능력이 따라줘야 하는데, 고질적인 발목 부상과 노쇠화로 김상수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14일 이학주가 지난해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상수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삼성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학주를 징계할 사유가 없다. 팀 입단 전에 일으킨 일인 만큼 징계를 준다고 하는 것도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윤성환·김상수에게 성의를 표한다고 해도 몸값은 매우 현실적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타자 러프에 대한 협상테이블상의 자세에서 삼성의 내부 FA 입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삼성은 지난해 150만달러에 러프와 재계약했는데 이번 협상테이블에서 “몸값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러프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서 150만달러를 받는 선수라면 당연히 해줘야 할 성적을 올려준 것이다. 그리고 올해 5강 싸움 승부처에서 개인 부주의로 부상을 입고 몇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점도 팀 입장에서는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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