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될 미세플라스틱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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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  발행일 2018-11-21 제31면   |  수정 2018-11-21

건조한 겨울이 다가오면서 초미세먼지와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병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현대문명의 정점에 와 있는 지금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강력한 병원균이 아니라 미세먼지·미세플라스틱·꽃가루 같은 소입자들이다. 시·도민들은 임시방편으로 마스크를 하고 다니지만 완벽한 예방 대책은 못된다.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지금 심각한 환경오염 물질은 미세플라스틱이다. 통상 5㎜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을 지칭하는 미세플라스틱은 페트병·일회용품·스티로폼 등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서 생긴다. 일회용품 사용량 세계 1위 배달 왕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중대한 위해물(危害物)이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그 해로운 정도와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어 문제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의 미세플라스틱 관련 잇단 조사 발표는 충격적이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환경청은 일본·이탈리아·핀란드 등 세계 8개국 사람들의 대변에서 10g당 평균 2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목포대 연구진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판매된 국내산과 외국산 천일염 6종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소금 소비량은 3.5㎏이나 된다. 지난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도 국내 연안산 굴·게·지렁이의 내장과 배설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3일 취임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매년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이라고 생각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결해야 할 환경 현안으로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새로운 화학물질 △대규모 개발사업과 환경 보전 간의 갈등 △기후변화 △통합 물관리 대책 등을 들었다. 신임 환경부 장관의 현실인식에 공감한다. 그의 지적대로 이제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도 사회적 비용으로 적극적으로 줄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대구경북 일부 지자체의 환경행정은 아직도 무디고 구태의연하다. 대구의 몇몇 구청에서는 환경미화원과 주민이 플라스틱 빗자루로 거리를 청소하는 데도 방임하고 있다. 환경국장 등 환경 관련 공무원들의 환경 감각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시멘트와 마찰해 발생한 플라스틱 가루는 바람에 날려 동물 호흡기로 들어오거나 하천·바다로 들어가므로 당장 대나무 빗자루로 바꿔야 한다. 작금의 미세플라스틱이 초래할 미래 오염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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