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감기려니…’ 놔두다간 성장·발육 기회 놓친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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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7 07:59  |  수정 2018-11-27 07:59  |  발행일 2018-11-27 제19면
■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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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을 지나 기온이 뚝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조심해야 하는 게 비염이다. 낮과 밤 할 것 없이 코가 막혀 답답한 비염은 날씨나 온도에 따라 괜찮아지다가도 다시 발병해 괴롭히기 일쑤다. 특히 환절기만 되면 콧물, 재채기, 심한 경우 두통 증세까지 나타나 힘들게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정상 상태에 비해 코 점막이 건조해 외부항원에 예민하게 반응해 발생한다. 크게 통년성 비염과 계절성 비염으로 나뉘는데, 미세먼지·황사 등 계절적 인자들이 많아지면서 봄과 가을철 환절기에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혈관 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가장 많은 외래 진료 환자 수 3위를 차지했다.

혈관 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2015년 623만2천343명에서 2017년 683만5천565명으로 증가했다. 월별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가을철인 9월에 환자 수가 가장 증가했고 12월과 11월 순으로 환자 수가 많았다. 연령별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0~9세가 25.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30대(13.4%), 10대(13.3%), 40대(12.7%) 순으로 진료 인원이 많았다.

혈관 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의 2017년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 받은 인원의 비율이 98%로 혈관 운동성 비염 진료 인원 비율보다 월등히 높게 집계됐다.

◆우리를 숨막히게 하는 비염

비염은 크게 알레르기가 원인인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분류된다.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대표 질환은 혈관 운동성 비염이다. 혈관 운동성 비염은 특정 항원에 의한 자극이 아니라 급격히 변한 기후 및 온도, 담배 연기 등 비특이적 외부 자극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콧물,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미세먼지 등 특정 항원에 코 점막 과민반응
맑은 콧물·발작적 재채기·코막힘·가려움증
유병률 10%…9세 이하 환자 26% 가장 많아

성장기엔 수면중 70% 분비되는 성장호르몬
구강호흡 등 수면 質 떨어지면 성장에 영향
피부반응·항원유발·혈액검사로 원인 파악
환경·약물요법 효과 없을 때는 면역요법을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특정 항원에 대해 콧속 점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맑은 콧물’ ‘재채기’ ‘코 막힘’ ‘가려움증’ 등 네 가지 주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 등의 비특이적 자극이 증가하는 것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기도 한다.

코는 외부 물질이 처음으로 통과하게 되는 인체의 통로다. 그런데 미세먼지, 꽃가루 등의 외부자극이 많아지는 환절기에는 자극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 중 습도도 낮아지면 코점막이 더욱 건조해진다. 증상이 더욱 심해지게 되는 이유다.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과 가장 혼동되는 것이 코감기다. 코감기는 코 증상과 함께 발열, 몸살,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거나 1~2주 내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온이 낮아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아침과 저녁에 재채기와 함께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눈과 코가 답답하고 간지러운 증상,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 등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은 늦가을 야간에 코 막힘이 심해지게 되면 수면 중 코골이, 구강호흡을 하게 되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8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더라도 낮 동안에는 피곤해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같은 이유로 성장호르몬의 70%가 야간 수면 중 분비되는데,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왜 생길까

그렇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이 발병하는 원인으로 ‘가족력’이 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을 경우 자녀에게 알레르기성 비염이 발병할 위험이 증가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알레르겐’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은 대부분 흡입 항원이다. 실내에 있는 흡입성 알레르겐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의 털·비듬 등이 있다.

특히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이며 주로 천으로 된 소파, 카펫, 침구 등에 붙어 서식한다. 또 반려동물의 털, 비듬의 경우 공기 중에 분포하다 코를 통해 호흡기로 유입돼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도 흡입성 알레르겐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꽃가루다. 특히 봄·가을에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날씨인 가을에는 꽃가루가 더 잘 날리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어떻게 치료하나

앞서 언급했듯이 알레르기성 비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찾아내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반응 검사, 항원 유발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은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법에는 환경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이 있다.

환경요법은 많은 검사를 받은 후 찾아낸 알레르기성 비염의 알레르겐을 피하는 방법이다. 집먼지진드기는 습하고 따뜻하며 먼지가 많은 곳에서 번식하므로 집안의 습도를 낮추고 이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뜨거운 물에 세탁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한 방법이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는 가능하면 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약물요법은 환자의 주 증상과 심한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주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충혈 제거제 등이 사용된다. 약물에 대한 내용은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 후 최적의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투여해 환자의 면역 반응을 높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환경요법, 약물요법 등이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시행이 가능하며 특정 원인 항원에만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성 및 비알레르기성 비염 모두 우리 몸의 면역 상태와 연관돼 있으므로 평소 건강 관리를 잘하는 것이 좋다. 장내 좋은 박테리아를 많게 하는 식사 습관이 면역력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 도움말=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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