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과 초중생 ‘행복의 뜨개질’

  • 조경희시민
  • |
  • 입력 2018-11-28   |  발행일 2018-11-28 제12면   |  수정 2018-11-28
대구 함지복지관 프로그램 마련
6개월간 수세미·목도리 만들어
독거노인에 1400여개 전달 예정
학생들 70명 포장작업에 참여도
20181128
대구 북구 함지노인복지관 강당에서 어르신과 초·중학생들이 6개월간 자신들이 뜨개질한 목도리와 수세미 등을 들어보이고 있다. 각종 뜨개질 물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지난 10일 대구 북구 함지노인복지관 강당. 어르신 30여명이 초·중학생과 함께 목도리·수세미·방석 등을 포장하고 있었다. 복지관이 지난 5월부터 진행한 ‘행복 많고(1만 코) 뜨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과 학생이 매주 토요일 모여 뜨개질해 만든 제품이다. 수세미 1천개, 목도리 400개는 학생들이 직접 쓴 편지와 함께 효성재가센터와 혼자사는 노인 등에게 전해진다.

‘행복 많고 뜨기’는 함지노인복지관의 최빛나 사회복지사가 제안한 프로그램이다. 어르신에게는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할머니의 포근한 손길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였다.

최 복지사는 “복지관에서 실을 제공하고 뜨개질에 재주가 있는 어르신이 학생을 지도한다. 목표인 1만개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과 학생은 매주 만나 배우면서 작업했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함지공원 야외마당에서 뜨개질 대회를 열기도 했다.

복지관 측은 처음엔 ‘요즘 뭔 뜨개질이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의외로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아 놀랐다고 했다. 특히 학남중 ‘배나성(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봉사단’ 소속 학생 10여명은 틈만 나면 복지실로 달려와 뜨개질을 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이날 포장작업에도 인근 관남,강북·함지·학정초등과 관음·관천·운암·학남중 재학생 70명이 참여했다.

안현미 학남중 교사(교육복지사)는 “아이들이 봉사하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어른에 대한 예절을 배우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행복 많고 뜨기’는 조손 간 정을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한다. 할머니가 뜨개 교사가 되고 손녀가 제자가 돼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시간이 된다는 것.

손녀 김혜윤양(학정초등 4년)과 함께 참여한 최계월씨(73·북구 학정동)는 “옛날에 배운 것인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손녀에게 가르쳐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