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50여마리 사랑으로 보살펴

  • 강명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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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8   |  발행일 2018-11-28 제12면   |  수정 2018-11-28
대구 박영보씨 “가족 응원 큰힘”
봉사자 매주 목욕·미용 등 도와
후원으로 운영…“비용 늘 부족”
유기견 50여마리 사랑으로 보살펴
지난 18일 박영보씨(오른쪽)가 대구시 동구 지묘동의 유기견 쉼터 ‘호루라기’에서 봉사자와 함께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대구의 박영보씨(63·동구 지묘동)는 8년째 유기견 보호센터인 ‘호루라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 아들과 함께 한 식당에 갔다가 피부병에 걸린 유기견을 본 뒤,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박씨는 동물보호센터에 봉사를 다녔지만, 보호센터의 개들 중 상당수가 안락사를 당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결국 박씨는 2011년부터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유기견 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좁은 컨테이너가 쉼터의 전부지만, 안락사 위기에 처해진 유기견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8년 동안 많은 유기견이 새 주인을 만났고, 일부는 해외로 보내졌다.

현재 호루라기 쉼터에는 50여마리의 개가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아픈 개는 병원 진료를 받거나 중성화 수술 등을 거쳐 입양된다.

쉼터 운영에는 봉사자들의 손길도 큰 도움이 된다. 보호할 유기견이 너무 많을 때에는 봉사자들의 집에서 7~8마리씩 임시 보호를 한다. 매주 일요일 봉사자 20~30명이 찾아와 유기견들에게 목욕과 미용을 해주고 산책도 시켜 준다.

가족의 응원도 박씨에게 큰 힘이 됐다. 박씨의 남편을 비롯한 가족은 “쉼터에서 강아지에 둘러싸여 간식을 주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면서 유기견 쉼터 운영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하지만 많은 유기견을 돌보기에는 운영비가 늘 모자란다. 특히 지난해 한꺼번에 강아지 70여마리를 구조했을 때는 더 힘들었다. 봉사자 후원으로만 쉼터 운영이 이뤄지기에 아픈 유기견을 치료하기 위한 비용이 늘 부족하다는 게 박씨의 귀띔이다.

박씨는 “너무 쉽게 반려견 구입을 결정하지 말았으면 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책임감을 갖춘 사람들만 개를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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