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검색하기

특집 전체기사보기

[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대구·광주 청년들이 환하게 비추는 ‘달빛세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뉴미디어부기자
  • 2018-11-30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대구시와 광주시가 힘을 합쳐 열고 있는 달빛동맹 행사 중 하나인 달빛소나기.
대구지방변호사회와 광주지방변호사회가 공동 주최하는 달빛동맹 행사.
필자는 공군을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였다. 공군은 진주에 공군교육사령부가 있는데 전국에 있는 모든 군입대 장병들이 이 곳에 집결한다. 그 이후 약 2달간 각종 훈련을 거치고 나면 자대배치를 받는다. 그곳에서 함께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고생한 동기생 중에 광주토박이 친구가 있었다. 반대로 필자는 대구토박이였는데, 우리는 서로 사투리를 심하게 주고받으며 죽마고우처럼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자대배치를 신청할 때쯤, 자연스럽게 필자는 고향인 대구 제11전투비행장으로 자대배치를 신청하였고, 그 친구는 광주 제1전투비행장으로 신청하였다. 자대배치 신청 이후, 그 친구와 필자는 “대구토박이가 광주 전투비행장으로 가고, 광주토박이가 대구 전투비행장으로 오면 정말 군생활 힘들 것”이라며 농담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에 필자가 광주비행장으로 자대배치를 받으면 군생활 도중 선임병들의 핍박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 역시 필자와 동일한 불안감을 가졌던 것 같다.

‘지역주의’ 케케묵은 관습의 갈등
기성세대 따라 젊은층에도 이어져
온라인 비하·막말 발언 서슴지 않아

영호남 협력발전 ‘달빛동맹’ 전환점
교류 ‘달빛오작교’ 관광 ‘달빛투어’
고속도로, 내륙철도 건설 거리 좁혀
악습 버리고 건강한 미래위해 손잡아


시간은 흘러 개업 초창기에 필자가 광주지방법원에 재판을 하기 위하여 광주로 출장을 갔다. 필자가 혼자서는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날이었다. 그 당시 대구에서 광주로 가는 길은 죽음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88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했다. 시간상으로 편도 4시간 정도. 하지만 광주로 가는 길 속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가득했다. 재판을 마치고 상다리 부러질 정도의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군대에서 느꼈던 막연한 불안감은 전혀 없었다.

필자가 느낀 광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시작은 어디서일까? 아마 우리사회의 케케묵은 관습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지역주의의 갈등 중 하나인 영호남의 갈등이다. 그리고 그 영호남 갈등의 각 선봉장은 ‘대구’와 ‘광주’였던 것으로 보인다.

영호남의 갈등이 무슨 연유로 시작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정치적인 이유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으며, 역사적인 연유도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을 뿐이지, 정확한 스모킹 건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호남의 갈등이 최근의 일이 아닌,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영호남의 갈등이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청년에게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청년들과 영호남의 갈등관계는 온라인 공간상에서 지역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 발언을 통해 더욱 거침없는 양상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정치적 색채를 가지고 극소수의 누리집에서 호남을 비하하기 위해 ‘홍어’ ‘전라디언’ ‘슨상님’ ‘라도’ 등의 근거 없는 신조어와 막말을 보여주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비하 발언이 도를 넘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의 주검 사진’을 두고 ‘햇살 봐라. 날씨 죽이네. 홍어 좀 밖에 널어라’ ‘5월18일 주말을 맞아 광주 수산시장을 찾은 많은 주민들이 진열돼 있는 홍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는 충격적인 표현이 등장하였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영남에 대한 비하 발언도 최근 들어 급속히 확산되었는데, ‘개쌍도’ ‘경상디언’ ‘통구이’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특히 ‘통구이’란 단어는 2003년도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악의적인 비하 발언이다. 2000년대 초 유행하였던 ‘고담대구’는 애교 수준이다.

그런데 이 같은 비하발언과 표현이 기성세대에서 전해진 것이 아니라 최근 청년들사이에서, 더구나 1980년대 혹은 1990년대에 출생한 친구들의 생각에서 탄생하였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악습은 버리고 전통은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자세, 온고지신의 자세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 할 청년들이 오히려 악습의 굴레에 빠지고 그것을 더욱 공고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의 청사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영·호남의 갈등을 해결하고 우리 사회가 보다 발전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대구와 광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달빛동맹’이다. 달빛동맹이란 대구의 옛지명인 달구벌의 ‘달’과 광주의 순우리말인 빛고을의 ‘빛’ 글자만을 가지고 만들어진 합성어다. 달빛동맹은 2009년경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과 강운태 광주시장이 지자체의 협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전방위적으로 달빛동맹 강화를 위한 노력을 양 지자체 및 각종 협회, 단체 등에서 하고 있다.

시초가 청년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청년들 역시 이 같은 달빛동맹에 힘을 보태기 시작하였다. 미혼인 청춘남녀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자연스럽게 친목을 도모하는 달빛오작교, 대구시와 광주시의 도시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달빛투어, 청년들의 교류 증진을 위한 달빛소나기 등 달빛동맹을 견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필자 역시 11월 중순에 연이어 진행된 달빛동맹 행사에 참가하였다. 달빛소나기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에서 올라온 친구들과 소통을 하였고, 대구지방변호사회와 광주지방변호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달빛동맹 행사에도 참가하여 젊은 변호사들과도 서로의 고충, 즐거움에 관하여 격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2015년 12월 광주대구고속도로가 드디어 개통이 되었다. 과거 4시간이 걸리던 거리가 이제는 2시간 내외로 단축이 되었다. 그리고 2017년도에는 광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추진협의회가 출범 하였다. 교통으로 이제 광주와 대구는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이제는 청년들의 의식이 가까워져야 할 시기가 왔다. 과거의 근거 없는 악습을 하루 빨리 버리고 건강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청년들도 ‘달빛’으로 우리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운성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

서구청 배너

달서구배너

수성구배너

동구배너

영남일보체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