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내 몸이 보내는 신호, 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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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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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事態)를 사전에 호미로 가볍게 예방한 사람보다 가래로도 막기 힘든 상황을 힘겹게 수습한 사람을 오히려 높게 평가하는 것이 인간사다. 춘추시대의 신의(神醫)로 불린 편작(扁鵲)의 고사가 대표적이다.

실제는 편작보다 두 형의 의술이 훨씬 월등했다. 맏형은 발병 전에 원인을 알아채고 이를 예방하는 능력이 출중했지만 그 명성이 집 밖을 넘지 못했다. 또 둘째형은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지 않고 일도쾌차(一到快差)의 시술로 조기 치료에 능수능란했지만 그 명성이 마을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에 편작은 침(針)과 독한 약을 동원하고 환부를 도려내면서까지 질병을 다스린 덕분에 그 명성이 나라 밖을 넘어 널리 회자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두 형의 예방이나 조기 치료가 더 절실하고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예방과 조기 진단의 관건은 내 몸에서 보내는 위험신호를 재빨리 간파하는 데 있다. 특히 무심코 뱉은 가래(痰)는 내 몸 상태를 반영해주는 지표로 원인 질환의 단서가 되므로 주목해야 한다.

가래는 기관지 점액이 외부에서 들어온 불순물과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물(濕)은 체내에서 진액(陰)으로 흡수되지만, 비장이 습기를 제대로 운송하지 못하면 유해물질이 돼 폐에 쌓이게 된다. 이것이 가래다. 가래는 흔히 더럽게 여겨질 수도 있으나 기관지를 보호하고 각종 감염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가래의 색에 따라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색이 하얗거나 맑을수록 정상이다. 검은색은 폐곰팡이균 감염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미세먼지·황사·담배연기 등과 같은 외부 오염물질이 원인이다. 누런색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기관지 심부에 염증반응이 있다는 뜻이다.

우윳빛은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노출된 경우다. 녹색은 인플루엔자간균이나 녹농균 등의 기회감염을 의미한다. 붉은 벽돌색은 폐렴·폐암·폐결핵·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있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은 후두염이나 결핵·폐렴 등의 증상일 수 있다.

치료는 비위의 기능이 취약해 비정상적인 체액(體液)이 잘 생기는 경우는 비위를 보강해야 하고, 폐기가 허한 경우는 발한(發寒)하거나 온보(溫補)해야 한다. 또 원인질환이 있다면 이를 제거해줘야 한다. 그 밖에 근본적으로 인체의 정기를 보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침치료에는 풍륭, 천돌, 천추, 기해, 관원, 고황, 폐유, 비유, 신유 등의 혈(穴)이 많이 응용된다. 약재와 음식으로는 영지버섯, 인삼, 녹용, 맥문동, 오미자, 모과, 도라지, 연근, 매실, 무, 머위, 배즙, 생강 등이 있다. 평소 따뜻한 차를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성의료재단·영남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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