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연말 맞아 간만에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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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4


소문난 잔치 역시 풍성한 '알함브라'·'남자친구'

학부모들 폭발적인 반응 얻은 'SKY 캐슬'

 한동안 안방극장 침체기인가 싶었지만 연말 파티는 역시 시끌벅적해야 제맛이다.


 송혜교-박보검의 로맨스로 기대를 모은 '남자친구'와 현빈-박신혜의 증강현실 로맨스로 화제가 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tvN 작품들은 소문 난 잔치답게 시작부터 손님이 대거 몰렸다.


 시작은 잔잔했지만 방송 직후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은 JTBC 'SKY 캐슬'도 연말 파티에 가세, 메뉴가 더 풍성해졌다. 이제 지상파 합류만 남았다.
 

 ◇ '더블유' 때 충격, 증강현실 만나 폭발…'알함브라'


 진범에게 얼굴을 빼앗긴 오성무(김의성 분)가 얼굴 없이 돌아다니며 "수봉아"를외치는 모습은 안방극장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2년 전, 웹툰 속 세계와 현실을 오간 MBC TV 드라마 'W'(더블유)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안긴 송재정 작가가 이번에는 게임 속 세계와 현실을 접목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돌아왔다.


 유진우(현빈)는 인이어 장치와 렌즈, 두 가지 장비만으로 스페인 그라나다를 휘젓고 다니는 '전사'가 된다.
 한 음식점 화장실에서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천장에서 검이 내려오고, 광장에서 그 검으로 적과 싸운다. 남들이 보기에는 혼자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는 것 같지만 진우의 시야 안에서는 차가 부서지고 피가 튄다.


 적에게 패해 죽을 때마다 다시 검을 가지러 식당 화장실로 들어가는 진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정말 저런 게임이 있다면 그라나다가 알함브라의 도시에서 마법의 도시로 이름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은 허무맹랑한 이 게임을 드라마 화면으로 옮겨오면서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제법 리얼리티를 살렸다. 분수대 광장에서 적이 칼로 땅을 가르는 장면이나 자동차가 부서지는 모습은 신선한 볼거리였다.


 송 작가는 '더블유'와 '나인' 등에서 보여준 촘촘한 설계를 이번에도 적용해 단순히 증강현실 게임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추리극으로 만들었다.


 진우가 1년 후 열차에서 세주(찬열)의 것과 같은 옷을 입은 채 총을 들고 적과 싸우는 모습은 곧바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낳으며 화제성을 견인했다. 시청률역시 1, 2회 연이어 7%대(닐슨코리아)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허공에 맨손으로 삽질을 한대도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듯 멋있을 현빈과, 게임과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희주 역 박신혜 간 호흡에서는 로코의 재미도 넉넉하게 느낄 수 있다.
 

 ◇ 예쁜 애 옆에 잘생긴 애…진부해도 설레는 '남자친구'


사진 : tvn 제공

송혜교와 박보검이 예쁘고 잘생긴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11살이라는 나이 차와 현실 속 사적으로 얽힌 관계가 약간의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tvN 드라마 '남자친구'는 베일을 벗자마자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젊은 여성 시청자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으며 시청률은 2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남자친구'는 기존 로맨스극 속 남녀 캐릭터를 전복한다. 사실 그것만 제외하고본다면 재벌 남자와 캔디형 여자의 장애물 많은 사랑 이야기, 그 이상은 없다. 그래서 일부 시청자는 극 흐름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찾아온 정통 멜로극이자, 그 주인공이 오랜만에 복귀한 송혜교와 박보검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남자친구'를 선택했다.


 장르극처럼 큰 굴곡은 없지만 아름다운 영상 속 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해진다는 평이 다수를 이룬다.
 

 송혜교는 차갑고 무미건조한 여자 수현(송혜교)이 자유로운 영혼의 청년 진혁(박보검)을 만나면서 웃음을 되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박보검은 로코 여주인공처럼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나이 차가 꽤 나는 송혜교와 너무 동떨어지게 보이지 않는 안정감도 유지한다.


 전개 역시 최근 드라마 트렌드에 맞춰 빠른 편이다. 작품은 첫회에서 쿠바에서의 운명적인 인연을 그려낸 뒤 바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동화호텔로 배경을 옮겼다. 2회에서는 두 사람 인연이 깊어지는 것을 그리자마자 마지막에 두 사람 간 스캔들이 터지는 장면을 담으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제작진은 3일 "정통 멜로라는 장르, 감각적인 연출, 보고만 있어도 설레는 두 배우의 완성도 있는 연기가 흥행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
 

 ◇ 코미디보다 웃긴 블랙코미디의 정수…'SKY 캐슬'


사진 : JTBC 제공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남자친구'야 워낙 기대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SKY캐슬'은 시작하는지도 모르게 시작했다가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치솟은 경우다. 이 작품 1회 시청률은 1%대였지만 2회에 곧바로 4%대로 올라섰고 4회에는 7.5%까지 찍었다.


 자녀의 대학 입시를 놓고 대한민국 최상류층이 벌이는 치열한 입시전쟁을 담은 이 작품은 학부모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동시에 내 자녀의 입시도 걱정하게 만든다는 시청평이 주류를 이룬다. 그만큼 과장된 블랙코미디임에도 배경과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으며, 몰입감도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작품 흥행 배경은 역시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 덕분이다.
 이명주(김정난)의 죽음과 아들 영재(송건희) 가출 사건, 과거부터 이어진 한서진(염정아)과 이수임(이태란)의 악연, 서진과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기싸움 등은 입시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 장르극 뺨치는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민혁과 서진의 장녀 예서(김혜윤)가 독서토론에서 극단적인 나르시시즘적 면모를 보여주다 한 방 얻어맞는 장면, 서진의 차녀 예빈과 그의 친구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과자를 훔쳐 밟고 터트리는 장면 등에서는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왕궁 속 유일하게 '정상인'인 수임 부부와 그의 아들 캐릭터는 다소 '전형적'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 덕분에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염정아,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 등 화면에 잡힐 때마다 존재감과 숨 막히는 호흡을 자랑하는 40대 여배우들은 물론 그들의 남편을 연기하는 남자 배우들과 아역들도 1인분 이상을 하며 극을 꽉 채우는 덕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