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소복하게 쌓이던 기억 속 그 겨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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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범기자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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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언 작가 11일부터 동원화랑

눈 내리는 지역 찾아 밤새 촬영

회색조 화면엔 ‘따뜻함’이 가득

김종언 작
분명 눈이 쌓이고 있는데, 꼭 이야기가 쌓이는 느낌이 든다. 포근하다.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이 정겹기 짝이 없다. 특히 오래된 듯한 골목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삭막한 현대 도시로 변모하기 전의 골목이다. 레트로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한 듯하다. 어린시절 골목에서 뛰놀던 모습이 연상된다. 화면에 쌓이는 이야기는 추억이다.

김종언 작가의 개인전이 11일부터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동원화랑에서 열린다. 전시 타이틀은 ‘밤새’. 참 잘 어울리는 주제다.

작가는 오래된 승합차를 타고 눈 내리는 거리를 찾아다닌다. 1995년에 출고된 대형 승합차에 손수 전기장판도 깔았다. 겨울만 되면 기상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어디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들으면 카메라를 승합차에 싣고 집을 나선다. 차는 오래됐지만 음향시설은 최첨단이다. 차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 최신식 오디오를 직접 달았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7080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서울과 목포를 자주 간다. 눈이 잘 내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눈 내리는 곳에 도착하면 카메라를 들고 ‘밤새’ 거리를 헤맨다. 눈 내리는 골목과 거리를 찍고 또 찍는다. 작가와 동행했던 동원화랑 손동환 대표는 “진짜 밤새 골목을 걸어다녔다. 죽는 줄 알았다”고 웃었다. 또 하나의 추억이다.

작가는 “하도 많이 가다보니 개가 짖는 집도 알게 됐다. 개가 짖으면 온 동네가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그곳을 피해 다닌다. 또 한밤중에 서민들이 사는 골목길을 다니다보면 괜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어 카메라를 숨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렇게 고생스럽게 만들어진 작가의 작품은 더없이 따뜻하다. ‘눈 내리는 풍경’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중성적인 회색조의 화면이 아련해 보인다. 화면을 밝히는 가로등이 있어 더욱 그렇다. 눈 내리는 골목과 거리가 이상하리만치 맑고 순수하다.

계명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개인전만 20회를 가졌다. 국내외 아트페어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31일까지. (053)423-1300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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