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 잇는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 주민들 납득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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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6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방의회별 ‘월정수당’ 자율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의정비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의정활동비와 월급 개념의 수당인 월정수당으로 구성되는데 월정수당을 올리는 방식으로 전국의 지방의회가 너도나도 인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열악한 지방재정이나 벼랑 끝으로 몰린 자영업자 등 어려운 서민경제는 외면한 채 앞다퉈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는 모습을 보면 주민들이 얼마나 납득할지 의문이다.

대구지역만 하더라도 기초의회 8곳 가운데 수성·북·중·달서구의회 등 4곳이 의정비 인상을 결정했다. 아직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동·서·남구의회, 달성군의회도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도 포항시의회 등 17개 기초의회가 공무원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월정수당을 올해 대비 2.6% 인상키로 했다. 울릉군의회는 올해 대비 7.3%, 청송군의회는 2.0% 각각 올렸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도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반면 11년째 의정비를 한 푼도 올리지 않은 울진군의회는 경북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앞으로 4년간 의정비를 동결해 대조적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가 1.3% 인상을 건의했지만 탈원전 등 지역경제 현실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동결했다.

물론 민의를 수렴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등 내실있는 의정활동을 하려면 의정비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추행·이권 개입·직권남용 등 지난날 지방의원의 온갖 비리와 일탈을 되돌아보면 과연 의정비 인상이 타당한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의정활동 성적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제7대 대구지역 기초의회 의원 중 4년간 구정질문 한번 안한 의원이 절반에 가깝고, 단독 조례안을 발의한 의원도 20%가 되지 않는다. 제8대 지방의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구지역 지방의원 6명이 6·13지방선거 불법여론조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겸직위반·논문표절 논란도 이어져 시·도민들을 실망시켰다. 이러니 의정비 인상은커녕 깎아도 시원찮을 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정비 인상은 지방재정 자립도와 인구·의정활동 실적 등을 따져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른 곳에서 올린다고 무작정 따라 올려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지금은 의정비 인상에 목을 맬 게 아니라 의원 스스로 자질을 높이고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펼쳐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만약 의정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조례 발의·회의 참석 등 의정활동 실적을 연계해 차등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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