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텍의 성장사(史), 지역 기업의 롤 모델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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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07   |  발행일 2018-12-07 제23면   |  수정 2018-12-07

대구를 대표하는 핵심 중견기업이자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대구텍이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별도의 회사법인(가칭 IMC엔드밀)을 설립하고 항공기 부품제조용 공구생산에 나선다. 절삭공구에 관한 한 초일류 기술을 갖고 있는 대구텍이 연관 산업이라 할 수 있는 항공기 제조 공구쪽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5일 대구텍의 모그룹인 IMC그룹의 제이콥 하파즈 회장을 만나 이같은 투자협약을 교환했다.

IMC의 이번 투자결정으로 엔드밀은 6천만달러(약 700억원)를 투입해 기존 대구텍내 옛 대중금속고 부지 5만8천㎡에 들어선다. 대중금속고 부지는 한때 아파트 건립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대구텍의 새로운 사업공간으로 귀결됐다.

이번 투자결정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구텍을 소유한 IMC그룹의 실체 때문이다. IMC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2대 금속 재벌 기업이자 이스라엘 최대 재벌가로, 13개의 주력사와 130여개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 그룹은 세계적 투자자인 미국의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 100%를 소유해 사실상 버핏 소유 회사다. 대구텍은 그 손자 회사이고, 국내 유일의 버핏 투자기업인 셈이다. 더구나 버핏은 IMC 인수를 즈음해 2006년과 2011년 서울, 중국 등지를 제치고 대구에 직접 와 대구텍 현장을 둘러봄으로써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내외적으로 대구의 산업적 저력을 일깨워주는 사건에 가까웠다.

또하나 대구텍의 역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대구텍은 원래 대한중석이 모태다. 대한중석은 국가 공기업이었다. 중석(텅스텐)을 수출했다. 1960년대 대한민국 수출 1위 기업이었고, 포항제철(포스코) 설립 당시 25% 지분 투자를 한 굴지의 기업이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대한중석은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부실 속에 우여곡절 끝에 1998년 IMC그룹으로 넘어갔다.

대구텍은 지역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1천300여명의 종업원에 연 매출 8천억원을 올리는 알짜기업이다. 이번에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재투자를 결정한 것은 대구 산업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도 고무적이다. 대구와 대구 인근지역에 산재한 기업들은 대기업은 거의 전무하고 주로 중소·중견기업이다. 대구산업과 경제력 확장의 미래는 이들 기업에 달려 있다. 지역기업들은 그동안 대구텍의 성공가도를 부러워하고 또 벤치마킹해 왔다. 비록 외국계 소유이지만, 대구텍과 엔드밀의 성장사(史)는 향후 지역 기업들의 롤 모델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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