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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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07   |  발행일 2018-12-07 제42면   |  수정 2018-12-07
황금 실 따라 들어간 환상의 세계…크리스마스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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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년 에른스트 호프만의 동화와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앙상블로 이뤄낸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표하는 발레 공연이다. 1892년 러시아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120여년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전세계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미녀와 야수’ ‘정글북’ 등을 잇는 라이브 액션 시리즈를 고심하고 있던 디즈니엔 더 없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을 터. 그렇게 탄생한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원작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모티브로 새롭게 재해석됐다.

설렘 가득한 크리스마스 이브. 클라라(매켄지 포이)는 아빠로부터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 핀 텀블러를 건네 받는다. 하지만 텀블러를 열 수 있는 황금열쇠는 어디에 있는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런 클라라에게 대부 드로셀마이어(모건 프리먼)는 어딘가에 묶여 있는 황금 실을 선물한다. 그리고 황금 실을 따라 어둠 속 빛이 새어 나오는 비밀의 문을 지나 신비한 마법의 세계에 도착한 클라라. 그 곳에서 클라라는 호두까기 인형 필립 대위(제이든 포오라-나잇)의 도움으로 ‘사탕의 왕국’ 섭정관 슈가 플럼(키이라 나이틀리)을 비롯해 ‘꽃의 왕국’ ‘눈송이의 왕국’을 다스리는 섭정관들을 만난다. 하지만 넷째 왕국의 섭정관인 마더 진저(헬렌 미렌)가 전쟁을 준비 중이고, 이를 막으려면 황금열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클라라는 생쥐마왕에게 빼앗긴 황금열쇠를 되찾기 위해 필립 대위와 함께 넷째 왕국으로 향한다.


한폭의 유화같이 창조한 4개왕국·발레공연 감탄
동화책서 튀어나온 듯 눈부신 꿈의 드레스 볼만



첨단 CG 기술의 힘을 빌린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시종 신비하고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가 스크린 가득 펼쳐진다.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동화의 21세기로의 완벽한 구현이다. 영화는 클라라가 의문의 황금 실을 따라 환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 속에서 볼 수 없던 흥미로운 이야기와 스케일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볼거리가 더해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는 특히 디즈니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18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영향을 받은 의상은 마법의 세계에 걸맞게 번뜩이는 창의력이 더해져 화려함을 뽐낸다. 그 중 클라라가 즉위식 때 입은 드레스는 13명의 의상팀이 351시간 넘게 한땀한땀 공들여 제작했다. 드레스 제작을 위해 치마 밑단 둘레만 10m, 총 40m의 옷감을 사용했고, 22m의 모조 다이아몬드 체인 장식, 2천500개의 크리스털 장식과 드레스 안에 1천428개의 작은 LED 불빛을 설치해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눈부신 꿈의 드레스로 완성했다.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이 더해져 한 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공간으로 창조된 4개 왕국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방점은 액자식 구성으로 스크린에 구현된 발레 공연이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와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을 비롯, 영국 로열발레단의 안무가 리암 스칼렛이 참여했다. 이들은 특유의 우아한 춤 선과 생생한 표현력으로 극중 클라라는 물론 관객까지 신비한 영화 속 이야기로 인도한다. 이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 겨울 크리스마스와 제대로 어우러질 가족영화로는 최고의 선택일 듯하다.(장르:드라마 등급:전체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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