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직’…시민과 함께 첫 우승 기적 쏘다

  • 유선태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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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0   |  발행일 2018-12-10 제1면   |  수정 2018-12-14
2년간 한번도 못 이긴 울산 완파하고 시민구단으로 FA컵 정상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확보…약팀서 최강클럽 반열
외인-토종선수 조화·조현우 선방·안드레 감독 용병술 ‘3박자’
20181210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현대를 꺾고 창단 첫 정상에 오른 대구FC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대구FC-울산현대와의 경기가 열린 8일 오후 1시쯤 대구스타디움에는 영하의 매서운 추위에도 많은 관중이 몰려들었다. 경기장 주변엔 교통체증까지 일어났다. 올 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한 경기당 평균 홈 관중 3천518명을 모은데 그친 대구에 이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만8천351명이 경기장에 운집했다. 대구스타디움 고별전이기도 했던 이날 대구는 울산을 3-0으로 꺾고 창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FA컵을 거머쥐는 기적을 일궈냈다. 대구 구단은 FA컵 시상식을 마친 뒤 그라운드를 팬들에게 개방했다. 선수들은 직접 팬들과 접촉하며 우승의 감격과 대구스타디움에서의 추억을 나눴다.

올 시즌 중반만 해도 대구는 K리그1 강등 0순위였다. 월드컵 브레이크(5월14일~7월6일)까지 14라운드를 마쳤을 때 대구의 성적은 1승4무9패로 리그 12개팀 가운데 부동의 꼴찌였다. 하지만 월드컵 브레이크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대구 선수단은 이 기간 경남 남해로 전지훈련을 떠나 구슬땀을 흘렸고 이후 넉 달 동안 24경기에서 13승4무7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팀 역대 최고 성적 타이(7위)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3경기 이상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일찌감치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대구는 FA컵 우승에 집중했다. 4강전에서 전남드레곤즈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나 상대는 천적인 울산이었다. 최근 2년간 상대전적은 6전6패. 대구에는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대구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러진 결승 1차전에서 세징야·에드가의 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원정 다득점에 따라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대구였지만 결승 2차전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이를 지켰다. 김대원·세징야·에드가의 잇단 골로 완승을 거뒀다. 대구의 FA컵 우승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와 젊은 토종선수들의 빼어난 조화, 월드컵 스타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 쇼, 안드레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 등이 자리하고 있다.

FA컵을 차지하며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한 대구는 팀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다. 중국 광저우 에버 그란데, 호주 멜버른 빅토리 등과 F조에 포함됐다.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국내 프로축구 시·도민 구단 중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건 2014년 FA컵 우승팀 성남FC, 올 시즌 리그 2위팀 경남FC에 이어 세 번째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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