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감춰진 모습, 행복한가요

  •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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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0 08:01  |  수정 2018-12-10 08:01  |  발행일 2018-12-10 제18면
“가면 뒤 불완전한 자신도 사랑해야할 자신의 모습”
20181210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최고대학 들어왔지만… 서울대생 절반 우울증세.’

얼마 전 신문에서 다소 의외의 기사를 봤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고대학 서울대 학생 절반이 우울 증세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명문대 학벌이 고(高)스펙이라는 사회적 인식에 비추어 봤을 때 서울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적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덜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상반되는 결과였습니다.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학창시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 경쟁을 하다 보니 학업 스트레스가 심하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치에 대한 부담감과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매우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문 기사를 보면서 “서울대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우등생들만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았구나”라는 안쓰러움이 들었습니다.

성공 후 불안 느끼는 ‘가면증후군’
성과 과소평가하고 실패 두려워해
나탈리 포트만·아인슈타인도 앓아
스스로 칭찬 받아들여야 의심 줄어


세계 최고 명문대학인 하버드대 졸업생 나탈리 포트만도 학창 시절 불안감과 열등감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영화 ‘레옹’의 마틸다로 유명한 나탈리 포트만은 영화배우로서 승승장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하버드대 심리학 전공에 6개 국어를 구사하는 소위 ‘엄친딸’이었습니다. 하지만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나탈리 포트만도 ‘하버드대 친구들과 어울릴 만큼 내가 머리가 좋지 않은데 그게 들통 나면 어떡하지’하는 불안감이 컸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할 때마다 내가 멍청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성공의 기준은 다르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류 열풍을 가져온 아이돌 가수부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까지. 하지만 자신의 성공이 실력이나 노력보다 운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의 지위나 역할이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까 불안해 합니다. 이처럼 성공 뒤 불안 심리를 ‘가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갖고 있는 기대치에 불응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완벽주의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이 불완전하다 생각하고 성과를 폄웨하거나 과소평가하고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2011년 카이스트 학생들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천재 아인슈타인도 이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하니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나눠 보세요. 그러다보면 공감대가 형성되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나에 대한 칭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자신을 의심하는 불안감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가면은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려고 얼굴에 쓰는 물건입니다. 가면의 익명성으로 인해 감춰진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속마음을 감추고 거짓된 마음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혼자 감추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세요. 부족한 내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세요. 슬퍼도 웃고 있는 피에로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슬플 때 같이 울고 기쁠 때 같이 웃는 피에로가 행복합니다.

신민식<대구시교육청 장학사·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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