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얻어 좋긴 한데…삼성, 백업포수 공백 어쩌나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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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0   |  발행일 2018-12-10 제27면   |  수정 2018-12-10
이지영 이적으로 큰 구멍 생겨
주전 강민호, 전경기 출전 무리
삼각 트레이드 이득 취하려면
김민수·김응민 기량을 키워야
20181210

“결코 이득만 취한 거래는 아니었다.” 지난 7일 넥센·SK와 함께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한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야구계 일각의 평가다.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이지영을 넥센에 내주고 SK로부터 외야수 김동엽을 받았다. 김동엽의 합류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1990년생인 김동엽은 천안 북일고 시절 타고난 파워와 야구센스를 인정받아 졸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미국무대 적응에 실패하며 결국 국내로 복귀했다. 이후 2016 신인드래프트에서 SK에 지명받아 KBO 무대에 입성할 수 있었다.

데뷔해인 2016시즌 57경기에 나서 48안타 6홈런 타율 0.336으로 가능성을 남긴 김동엽은 2017시즌에는 22홈런을 쏘아올렸고, 올해는 27홈런을 터뜨리며 포텐을 폭발시켰다. 거포에 대한 갈증이 있는 삼성에 더없이 값진 자원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6시즌 타자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새 둥지를 튼 만큼 김동엽의 합류는 많은 희망을 품게 해준다. 아직 러프와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김동엽을 지명타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품은 삼성의 구상이 실현된다면 러프·강민호·김동엽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우타라인’까지 형성할 수 있다.

반면, 넥센으로 보낸 이지영은 그동안 입지가 애매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민호가 합류하면서 주전 자리를 뺏겼다.

이지영의 이적으로 삼성에는 백업 포수 자리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로 인해 삼성에 “이득만 취한 거래가 아니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강민호가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985년생으로 30대 중반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 포수마스크를 쓸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포수 포지션 자체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만큼 확실한 백업 포수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에 남아있는 카드는 몇 없다. ‘강민호·이지영’ 체제 속에 이른바 ‘백업의 백업’ 역할을 했던 권정웅은 입대를 앞두고 있다. 군전역 후 2017시즌 삼성에 돌아온 김민수는 2017~2018년 두 시즌 동안 1군 무대에서 21경기에 나선 게 전부다. 또 다른 자원인 김응민은 올해 삼성 1군에서 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비교적 앞순위로 포수 2명(김도환·이병헌)을 뽑았지만, 사실 이들이 내년에 1군에서 활약할 확률은 매우 적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김동엽의 자리매김과 함께 믿고 쓸 만한 백업 포수 만들기가 병행돼야 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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