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은 소탈, 입담은 유쾌…‘대구 아재’ 權 시장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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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2 07:26  |  수정 2018-12-12 07:26  |  발행일 2018-12-12 제2면
선행모범시민 시상때 갑자기 단상 아래로
알고보니 휠체어 탄 수상자 위한 배려행보
직원조회땐 ‘새·금·일’키워드 퀴즈 재치
행동은 소탈, 입담은 유쾌…‘대구 아재’ 權 시장

11일 대구시 ‘12월 직원정례조회’ 겸 선행모범시민 시상식이 열린 시청 대회의실. 시상에 나선 권영진 시장이 갑자기 단상 아래로 내려가자 어리둥절하던 좌중의 얼굴에 이내 미소가 번졌다. 수상자가 휠체어에 의지해 있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이 수상자에게 표창패를 수여하고 자세를 낮춰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단체사진 촬영 땐 단상 위에 있던 다른 수상자들에게도 내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권 시장이 올해 마지막 직원정례조회에서 선보인 ‘배려와 위트’가 이날 시청 안팎에서 종일 입에 오르내렸다. 휠체어 수상자를 위한 권 시장의 배려는 곧 위트로 이어졌다. 수상자들과 개별 기념사진을 찍을 때였다. 수상자 가족·친지·지인 등 축하객과 일일이 촬영하던 권 시장은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이제 좀 고마 찍으소”라며 농담을 던져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권 시장의 위트는 계속됐다. 본격적인 조회에 앞서 사회자가 인사를 위해 직원들에게 “차렷”하고 구령을 붙이자 권 시장이 불쑥 “경례”를 외친 뒤 고개를 먼저 숙였다. 사회자가 아닌 경례자(권 시장)가 자기 입으로 “경례”를 말하고 인사한 것. 순간 장내는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됐다.

조회에서 밝힌 권 시장의 세 가지 키워드 ‘새’ ‘금’ ‘일’도 화제가 됐다. 권 시장은 퀴즈를 통해 시정에 임하는 직원들의 자세를 재치있게 강조했다.

권 시장은 첫머리에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직원의 입에서 ‘눈 깜짝할 새’라는 답이 나왔다. 권 시장은 가장 먼저 말한 직원에게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는 문제였지만 누가 가장 빨리 맞히는지에 초점을 뒀다. 이처럼 행정도 속도감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 시장은 ‘금 중에 가장 소중한 금’에 대한 문제를 냈다. 한 직원이 ‘지금’이라며 정답을 맞췄다. 권 시장은 “지금이 바로 가장 소중한 시간인 만큼 공직자도 현재 맡은 바 소명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일 중에 가장 소중한 일’을 묻자 한 여직원이 ‘내일’이라고 외쳤다. 권 시장은 “좀 고민을 해야 맞힐 수 있는 문제였다”고 운을 뗀 뒤 “시민과 대구발전을 위해 내일은 어떤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인지를 생각해 달라. 나아가 내년엔 어떤 방향으로 시정을 펼쳐 나갈지 고민 중인데, 여러분도 함께 머리를 맞대 달라”고 당부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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