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인간 수명

  • 김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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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2   |  발행일 2018-12-12 제31면   |  수정 2018-12-12

예로부터 인간은 불로장생을 꿈꿨다. 지금도 그 꿈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영생은 아니지만 백세 시대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과연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동물의 수명을 관찰해보면 보통 성장 기간의 6배를 산다고 한다. 인간의 성장 기간을 20년 정도로 잡으면 수명은 120세 정도가 된다. 인간의 머리카락 수명은 5년 정도이고, 평생 25회쯤 새로 자란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하면 인간 수명은 125년으로 더 늘어난다.

안 페이흐 박사가 이끈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은 2016년 네이처지에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장 수명은 115세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공식 출생증명서로 나이를 인정받은 역사상 최고령자는 1997년 122세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여성 ‘장 칼망’이다. 페이흐 박사는 이 경우는 명확한 예외로 판단하고 있다.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1934)이란 책에서티벳과 접경한 중국 땅에 산 ‘닥터 리’는 1677년에 태어나 1933년에 죽은 것으로 돼 있다. 무려 256년을 생존한 것이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분명한 것은 20세기 들어 영양과 의료 환경이 개선되면서 인간의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3일 ‘2017 생명표’를 발표했다. 생명표는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면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살까지 살 수 있는지를 추정한 통계표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아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년(남자 79.7년, 여자 85.7년)으로 전년 대비 0.3년 늘었다. OECD 평균보다 여자는 2.4년, 남자는 1.7년 더 높은 수치다. 일본이 84.05년(남자 81년, 여자 87.1년, 2016년 기준)으로 가장 높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4.1년(남자 81.2년, 여자 87년)으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안타깝게도 대구 82.2년(남자 79.2년, 여자 85.1년), 경북 82년(남자 78.6년, 여자 85.2년)으로 두 지역 모두 평균치 이하를 기록했다. 수명에서도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게 씁쓸하다.

최근 이승재 포스텍 교수팀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한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는 “2030년에는 암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병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2013년 ‘죽음 해결하기’를 목표로 한 ‘칼리코(Calico)’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불멸을 갈망하는 인간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김기억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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