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헤어져 살아온 가족, 문경시청 공무원 덕에 상봉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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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4 07:43  |  수정 2018-12-14 07:43  |  발행일 2018-12-14 제7면

문경시 공무원이 수소문 끝에 44년 간 헤어져 살아온 한 가족을 만나게 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일 문경시청 종합민원실. 한 민원인이 “미국에 사는 옛 동료(권모씨·여·64)가 44년 만에 가족을 찾기 위해 딸과 함께 한국으로 오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본 문경시청 손병대 계장(지적재조사담당)은 “내가 찾아 보겠다”고 선뜻 나섰다.

권씨 가족을 찾을 수 있는 단서는 1976년 권씨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가면서 연락이 끊긴 남동생과 쌍둥이 여동생의 이름과 옛 주소 뿐이었다. 민원인이 알려준 주소도 ‘문경군 봉평읍 봉평리’였지만 문경지역에 현 지명은 물론 옛 지명에도 이같은 지명이 없었다. 이에 손 계장은 우선 안동권씨 종친회에 연락해 그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확인을 요청했지만 알 길이 없었다. 또 여기저기 수소문도 해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업무상 관내 마을의 성씨를 잘 알고 있는 손 계장이 공평2리에 권씨 성을 가진 이들이 살고 있을 거라는 판단에 그곳 이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족을 찾고 있는 권씨를 아느냐고 묻자 공평2리 이장은 “내 친구가 확실하다”고 했다. 손 계장은 즉각 권씨 남동생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전화를 통해 ‘누나가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결국 44년 간이나 헤어져 살아 온 권씨를 비롯한 어머니·남동생·쌍둥이 여동생 등 가족은 지난 3일 문경시청 민원실에서 극적으로 상봉해 가족의 정을 나눴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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