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대구FC 우승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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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4   |  발행일 2018-12-14 제22면   |  수정 2018-12-14
[미디어 핫 토픽] 대구FC 우승
대구FC 엠블렘

지난 8일 대구FC가 울산현대를 3-0으로 꺾고 대한축구협회(FA)컵을 차지, 창단 17년 만에 처음 우승함으로써 ‘대구FC 우승’이란 단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검색 상위에 랭크됐다. 사상 첫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한 대구는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을 확정짓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대구스타디움엔 1만8천351명의 관중이 운집하면서 교통체증까지 벌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사실 대구는 축구보다 야구의 도시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 경북고, 대구고, 대구상고(현 상원고) 등 고교야구 인기가 청구고, 대륜고, 대구공고 등 고교축구보다 높았다. 삼성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대구FC가 2002년 한글날 창단됐다. 한일 월드컵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때였다. 지역명 + FC라는 이름 형식은 대구FC가 최초였다. 처음엔 ‘대구이글스’라는 이름으로 정해졌으나 시민들이 반대했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대구지역 각 기관단체가 후원 회원으로 가입했다. 영남일보 식구들도 함께했다. 하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2003년 K리그에 참가해 11개 구단 중 10위를 했다. 초대 박종환 감독에 이어 변병주 감독 등을 영입했으나 성적은 바닥이었다. 2008년 이근호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지만 팀은 K리그 구단 중 최다 실점을 하기도 했다. 2012년 시도민 구단 중 최다관중을 모았으나 2013년 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평균 관중은 1천명도 안 됐다. 하지만 2014년 국가대표 천재 미드필더 출신 조광래 단장 겸 사장이 취임한 이후 팀은 달라졌다. 조 단장은 차범근과 1970년대 한국 축구 슈퍼스타다. 대구FC는 2년 뒤 1부리그로 승격했다. 그러나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2018년은 대구FC 역사에서 특기할 만하다.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반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조현우 신드롬’에 이어 꿈 같은 FA컵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대구FC는 지난 8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홈경기장이었던 대구스타디움과 작별을 한다. 대구스타디움은 첫 경기의 기억과 함께 1부리그 승격 좌절과 성공의 추억을 갖고 있다.

이제 대구FC는 내년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어쩌면 ‘야구도시 대구’가 아니라 ‘축구도시 대구’로 탈바꿈할 지도 모르겠다. 2019년 대구시 북구 고성동 옛 시민운동장엔 꿈에 그리던 1만2천석의 축구전용구장 ‘DGB 아레나’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 코 앞에서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대구FC 파이팅!

박진관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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