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옷’ 입은 전통시장, 사람들이 몰린다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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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5 07:39  |  수정 2018-12-15 07:39  |  발행일 2018-12-15 제6면
■ 수성구 동성시장의 대변신
공연장 만들어 노래 선사하고
갤러리까지 마련 작품 전시도
한산했던 시장 ‘180도’ 바뀌어
‘문화의 옷’ 입은 전통시장, 사람들이 몰린다
예술시장으로 재탄생한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에서 14일 정세용 동성시장 예술프로젝트 총감독이 예술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 제공>

14일 오후에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2가에 위치한 동성시장은 침체된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생기가 넘쳤다. 동성시장의 한복판에 새롭게 마련된 공연장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음악이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기타 소리와 나지막이 들리는 여가수의 목소리는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10여m 떨어진 곳에 마련된 갤러리에는 수성구미술가협회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빈 점포에 오가는 사람도 드문 전통시장에 예술가들이 입주해서 문화거리를 조성한 것이다.

인근 상인들은 모처럼 북적이는 시장의 모습에 연신 미소를 보였다. 복덕방과 미용실에도 사람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웠다. 한 상인은 “도로변에 있는 점포에만 사람들이 오갔지 시장골목 안으로는 좀처럼 사람을 보기 힘든 시장이었다”며 “점포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 걸 보니 낯설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 옛날처럼 생기있는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1971년 78개 점포로 개장한 동성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빈 점포가 80%를 차지할 정도로 쇠락한 시장이었다. 골목과 옥상 등에는 조경토 등 많은 폐기물들이 쌓여져 있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대구시와 수성구,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동성시장예술프로젝트, 동성시장상인회는 지난 1년간 동성시장을 지역의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방치되다시피 장기간 비어있던 점포 26곳을 리모델링해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권은실 작곡가는 “음악가들은 대부분 개인 작업실을 갖고 있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프로젝트는 개별 공간마다 원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해 참여하게 됐다”며 “개인작업실과 더불어 합주연습실로 이곳을 활용하고 시장 내 공연장도 있는 만큼 공연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도 동성시장 상인회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김광석거리와 방천시장처럼 동성시장을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거리로 만들고 싶다”며 “예술인들과 각 점포는 5년 계약이 돼 있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임대료 상승 등으로 예술인들이 떠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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