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당선소감] 송영인 “내게 문학은 슬프고 외로울 때 찾는 외투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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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2   |  발행일 2019-01-02 제26면   |  수정 2019-01-02
[단편소설 당선소감] 송영인 “내게 문학은 슬프고 외로울 때 찾는 외투 같은 것”

‘이번엔, 진짜, 낙향입니다.’ 기형도 시인의 ‘조치원’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시의 사내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항상 되뇌었다. ‘올해가, 진짜, 마지막이야.’

‘그의 마지막 귀향은 이것이 몇 번째일까’라고 시 중 화자가 묻는 것처럼 나도 내 자신에게 묻곤 했다. ‘나의 마지막 도전은 이것이 몇 번째일까?’

그렇게 계절이 오가고 해가 바뀌고 이제 문청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나이가 되어 버렸다. ‘누구에게나 겨울을 위하여 한 개쯤의 외투는 갖고 있는 것.’

시인의 말처럼 내게 문학이란 외투 같은 것이었다. 슬프고 외롭고 절망에 빠질 때면 허겁지겁 입을 수밖에 없는.

퇴근길에 버스를 탔다. 창 너머 텅 빈 들판을 바라보는데 슬펐다. 기쁜 소식이 분명한데 정체 모를 눈물이 났다. 버스에서 내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늦은 만큼 재게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어설픈 작품이지만 실빛 같은 가능성을 보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실망하지 않게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어머니와 각시, 며칠 후면 영국으로 유학 가는 큰딸, 졸업을 앞둔 작은딸. 마음이 힘들었을 때 항상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문학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신 한신대 문창대학원 임철우 선생님, 최수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조현 작가님, 일환, 영기, 건, 그리고 라이팅클럽 나머지 멤버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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