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단 말 자꾸하니 마음 편해져”…치유·회복의 기회가 된 토크콘서트

  • 글·사진=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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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9   |  발행일 2019-01-09 제12면   |  수정 2019-01-09
대구소프트웨어고 행사
“감사하단 말 자꾸하니 마음 편해져”…치유·회복의 기회가 된 토크콘서트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대구소프트웨어고 시청각실에서 열린 ‘쓰담쓰담 DGSW 감사의 기적, 토크콘서트’에서 학생들이 틈틈이 익힌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25일 저녁 대구소프트웨어고 시청각실에서는 조금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감사하는 삶’을 주제로 감사한 사람,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갖는 ‘토크콘서트’가 열린 것.

이날 틈틈이 익힌 최신곡과 클래식을 다양하게 들려준 피아노 3개팀과 방과 후 동아리팀의 색소폰, 트럼펫 등 금관악기 연주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는 학교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밤의 여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고향이 경남 진주인 배수한군(2년)은 “크리스마스에 집에 못 가 기분이 우울했는데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이런 행사에 참여한 게 참 좋다. 감사는 자신도 상대방도 기분 좋게 만드는 기적 같은 힘이 있다. 감사를 표현하고 전하는 것이 살아가면서 참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소프트웨어고 학생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거나, 때로는 타인에 대한 원망을 할 때도 많았다. 학교 위클래스, 담임, 교과교사 등은 다양한 관계회복 활동으로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이후 개입하다 보니 시간과 노력의 한계를 느끼게 됐다. 이에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언어문화를 순화하기로 마음을 모았고, 감사와 행복을 많이 표현해 ‘행복의 꽃을 피우는 학교’를 만들기에 나서게 된 것이다.

우선 12월11~25일 2주간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는 불평제로 캠페인을 벌였다.

김혜경 전문상담 교사(47)는 “불평이나 불만 섞인 부정적인 말을 할 때마다 분홍과 민트색 팔찌를 반대쪽 팔로 옮기는 상징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불평을 많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한 학생은 “친구가 자기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전주, 서울 등 여행마다 따라와 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겨울방학 때 제주도 여행에도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말해 기대된다. 감사하다는 말도 자꾸 하다 보니 친구 사이도 좋아지고 내 마음도 편해졌다”고 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타난 안병규 교장은 “소프트웨어(SW) 개발뿐 아니라 인성, 예체능의 덕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교에 대한 불만, 개선할 점 건의하기, 교사께 고마운 마음 전하기 등을 말해달라”며 소신있게 질문한 학생에게 감사의 인형을 선물했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 멋진 연주를 하거나 자신이 경험한 감사의 스토리를 나눠준 학생들, 휴일에도 함께해 준 교사들, 경주·부산 등 멀리서 늦은 시각 찾아와 준 학부모들이 함께한 이 순간이 바로 감사의 기적임을 기억하자면서 토크콘서트는 엔딩커튼을 내렸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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