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동안 더 내밀해진 박지영 시인의 언어…‘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순간들’ 출간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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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1   |  발행일 2019-01-11 제16면   |  수정 2019-01-11
20190111

박지영 시인이 시집 ‘검은 맛’ 이후 7년 만에 신작 시집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순간들’(시인동네)을 냈다. 지난해 산문집 ‘꿈이 보내온 편지’를 통해 자신의 꿈을 섬세하고 단아한 언어로 풀어나갔다면 이번 시집은 더 내밀하게 ‘꿈’이 있는 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 별에 올 줄 몰랐지/ 엄마 뱃속에서 이별하고 나와/ 수많은 이별을 보고 들어/ 수두룩하게 이별 연습을 한 줄 알았어// 이 별에서 이별은 늘 두렵고 서툴러/ 몇백 광년 떨어져 아득히 먼 줄 알았지/ 우리는 사다리를 걸쳐놓고/ 한 계단 한 계단 걸어서 저 별로/ 별을 세며 가는 중이야/ 저 별에서는 다들 한식구가 되지// 오라 부르지 않아도/ 우리는 혼자서/ 타박타박 저 별에 가야 해/ 이 별은 그렇게 지나가는 거야’(‘반 고흐에게’ 중에서)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겪는 이별을 ‘별’로 표현한 시다. 시인은 시집에서 별, 달, 밤하늘 등 어둠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대상들을 불러온다. 밤의 물리적 시간을 모두 경험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이 언젠가 가야 할 곳으로 안내한다. 밤 이후의 세계, 어둠 이후의 세계에 대한 시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박지영 시인은 의성 출신으로 1992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서랍 속의 여자’ ‘귀갑문 유리컵’ ‘검은 맛’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꿈이 보내온 편지’가 있다. 대구문학상과 금복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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