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노하우 ‘우리집 공간컨설팅’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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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1   |  발행일 2019-01-11 제33면   |  수정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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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옥순씨(왼쪽)가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의 도움을 받아 이불장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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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공간을 좀 더 넓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싶은 바람은 비단 주부만은 아닐 것이다. 작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근 가사도우미, 정리정돈 및 수납 전문가 등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발 더 나아가 생활공간 전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바꿔주는, 이른바 공간컨설팅이 주목받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넘쳐나는 물건으로 인해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것을 소유하는 삶’인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바로 공간컨설팅. 불필요한 물건들을 과감히 없애주고 편리한 동선을 만들어줌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일반 정리정돈 및 수납이 집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라면 공간컨설팅은 여기서 나아가 집안 공간 전체를 조화롭게 재구성함으로써 공간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이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경험자들의 이야기 = 서옥순씨는 미술인이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바느질을 접목한 평면, 입체작품을 보여줘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작업실이 따로 있으나 소품은 집에서도 제작하는 데다 집안일보다 미술작업하는 것이 즐거우니 집안 살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집안 정리는 그의 취약한 부분이다. 서씨 스스로도 “집안 살림은 젬병”이라고 말한다.

그가 공간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아 집안 정리에 나섰다. 집안 정리에 도움을 준 곳은 ‘우리집공간컨설팅’. 이지영 대표가 직접 서씨의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본 뒤 집 상태에 대해 분석했다.

이 대표는 “화가이다보니 집안이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나름의 매력있는 공간을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쓰지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다. 불필요한 것만 줄여도 집안이 훨씬 깨끗해진다”고 설명했다.


미니멀 라이프 유행…공간 재구성 관심 증가
가급적 필요한 것만 남기고 버리는게 정리 팁
편리한 동선, 일상생활 자신에 집중하는 기회
집안 곳곳 효율성 높아지고 인테리어 효과도
물건이 가지는 의미·심적 안정까지 배려해야



이 대표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저장강박증에 빠져 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집안 곳곳에 당장 쓰지 않더라도 많은 물건을 쌓아두고는 거기서 안정감을 느끼고 때로는 무언가 위로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간에 필요한 것만 남기고 버리는 것이 정리정돈의 지름길이라고 팁을 알려줬다. 특히 옷, 음식물 등의 저장강박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데 이에 앞서 가급적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는 거실을 시작으로 부부의 침실부터 아이들 방, 욕실은 물론 베란다, 창고에 이르기까지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간단한 팁들을 알려줬다.

서씨는 “공간을 이렇게 효율적으로 바꿔주는 전문업체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며 “집안에 이렇게 쓰지 않는 물건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동안 버린다고 버렸는데도 내 욕심에 들고 있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집공간컨설팅을 이용한 고객의 후기글 하나도 보여줬다. “무기력하게 살았습니다. 왠지 슬프고 지치다보니 집안꼴이 엉망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정리와 관련해 이것저것 묻는데 그것도 귀찮아하며 보기만 했는데 즐겁게 일하시는 분들을 보니 어느 순간 저도 그들을 보며 웃게 되더군요.… 한대 맞은 기분이랄까요. 그분들이 제 집뿐만이 아니라 제 정신까지 정리해준 기분이었습니다. 집이 정리되고 난 뒤 신랑은 좋아서 웃고, 아이들은 펄쩍 뛰며 좋아하네요.”

이 대표는 “공간컨설팅에서 중요한 것은 교감이다. 단순히 물건을 정리정돈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은 물건을 쓰는 사람과의 일이기도 하다. 그 사람에게 그 물건이 가지는 가치, 의미에 대해 생각한 뒤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종일 집주인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면서 물건을 일일이 정리하다보면 이용자 스스로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대해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며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공간 주인의 심적 안정까지 배려하는 것이 공간컨설팅의 핵심가치”라고 말했다.


이불, 작게 접어 보관하면 사용 편리…부츠, 종이컵 끼워두면 원래 형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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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이불이 잘 정리된 옷장. 옷은 가급적 옷걸이에 걸어두고 이불은 작게 접어서 보관하는 것이 사용하는데 편리하다. 얇은 여름이불 등은 돌돌 말아서 보관한다.

◆공간컨설팅의 필요성= 선진국에서는 이미 공간컨설팅이 대중화돼 있다. 이사를 하는 경우는 물론 주기적으로 컨설팅을 받고 있는 가정도 많다.

공간컨설팅의 가장 큰 목적은 공간을 좀 더 넓게 활용하는데 있다. 가구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크기가 달라보이며 효율성도 차이가 난다. 또 수납공간을 적절히 확보해 물건을 체계적으로 정리정돈함으로써 보기에 좋은 것은 물론 사용하는 사람의 동선이 짧아져 편리하다.


용도·종류별 정리 분류…한눈에 파악
공간 넓게 활용, 불필요한 소비도 줄여

여름이불-접은후 돌돌 말면 부피 감소
옷-옷걸이에 걸어두는게 찾을때 수월
냉장고 보관 식품, 검은봉지는 피해야
책- 장르별 정리, 도서관 분위기 조성
가구-방문에서 멀리 보이는 곳 배치



필요없는 물건을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홀가분한 마음이 드는데 이를 통해 집을 진정한 안식처로 만들 수 있다. 물건을 용도·종류별로 분류해 한곳에 모아놓게 되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쓸데없는 것을 구입하지 않게 돼 경제적인 효과도 있다.

상업공간에서의 정리정돈도 필요하다.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뒤 매장 물건의 정리방법을 달리하면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무공간도 마찬가지인데 깔끔한 환경은 업무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특히 문서 정리를 체계적으로 하게 되면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줘 업무능률이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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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할 수 있는 정리정돈 팁= 정리를 제대로 하려면 내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된다. 정리할 공간에 가지고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본다. 그러면 쓸 것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쉽게 구분이 된다.

우선 주된 생활공간인 침실의 옷장부터 정리해보자. 옷장 정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불과 옷. 이불은 옷장의 가로 길이에 맞춰 넓게 접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것보다는 가로 길이의 절반 정도로 나눠서 이불을 작게 접어 보관하는 것이 공간을 덜 차지하고 사용할 때도 편리하다.

이 대표는 “요즘은 겨울에도 집안 공기가 따뜻하다보니 두꺼운 이불이 별로 없다. 많이 두껍지 않다면 작은 크기로 접어서 이불장에 두 개씩 쌓아 올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이불을 꺼낼 때도 흐트러짐이 없어 늘 깔끔한 이불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 얇은 여름이불은 접어서 보관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적당한 크기로 접은 뒤 돌돌 말아서 보관하면 부피를 덜 차지하고 어떤 이불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돼 이불을 꺼내 쓸 때 좋다. 담요·베개 등은 이불과 같이 보관하기보다는 이불장에 있는 서랍장 안에 보관하면 깔끔하다.

옷은 가급적 옷걸이에 걸어 보관하는 것이 부피를 덜 차지하고 어떤 옷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돼 옷을 찾을 때도 수월하다. 옷걸이는 최대한 부피가 작은 것을 활용한다. 세탁소용 옷걸이를 사용하는 것도 팁이다. 니트 등 옷걸이에 걸어 두었을때 늘어지는 옷은 접어서 따로 보관한다.

냉장고도 주부들이 정리정돈에 애를 먹는 물건이다. 냉장고는 냉장고용 수납바구니와 지퍼백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검은 비닐봉지는 가급적 피한다. 처음에는 무엇을 넣어두었는지 기억을 하나 시간이 흐르면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비닐이 좋다.

파·멸치·콩 등은 손바닥 크기만한 지퍼백에 적당량 나눠 넣으면 사용하기 편리하다. 내용물이 있는 지퍼백을 냉장고용 수납바구니에 세로로 넣어두면 깔끔하고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있다.

책이 많다면 책장 정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중책장을 짜보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의 크기가 아닌 장르별로 정리하면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신발장도 정리정돈의 팁이 있다. 신발장이 협소할 경우 신발을 나란히 보관하기보다는 앞뒤로 약간씩 빼내 길게 놔두면 좀 더 많은 신발을 넣을 수 있다. 부츠를 보관할 때는 신발 윗부분에 종이컵을 끼워두면 신발의 형태가 망가지지 않는다.

◆효과적인 가구 배치법= 가구만 잘 배치해도 공간의 넓이가 달라져 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가구 배치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첫째, 공간이 좁을수록 낮은 가구를 배치하며, 가구의 높이는 맞추는 게 좋다. 둘째, 방문에 서서 멀리 보이는 곳에 높은 가구를 배치한다. 옷장·행거 등 지저분해 보이는 것은 방문 옆쪽으로 배치해 잘 보이지 않게 둔다. 셋째, 소파 등 무거운 가구는 무거운 컬러를 선택해 벽에 붙여두면 안정감을 준다. 넷째, 창문을 가리는 가구 배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자연 채광을 방해하기 때문에 어두운 분위기를 주고 방안에 습기를 차게 만들기도 한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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