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이 대구은행장도 한시적으로 맡는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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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2   |  발행일 2019-01-12 제1면   |  수정 2019-01-12
자추委 의결…15일 최종 결정
후임 행장은 내년 상반기 선임
“기존후보 마땅한 적임자 없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장기 공석 중인 대구은행장을 한시적으로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 이사회(의장 조해녕)는 11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 최종후보자로 추천했다. 아울러 은행장 임기는 총 3년이지만 김 회장(회장임기 2021년 3월말)은 2020년 12월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은행장직을 겸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주이사회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후계승계절차개시 이후 은행 이사회에서 추천한 2명을 포함해 총 6~8명 후보자군에 대한 역량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심의했다”면서 “하지만 채용비리·비자금조성·수성구청펀드손실보전 등 일련의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어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 고객 등에 대한 신뢰회복과 DGB그룹의 새로운 변화혁신을 위해선 현 지주회장이 한시적으로 겸직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임 회장이 구속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고 전직 행장 3명을 포함, 수십명의 전직 임직원들이 기소되거나 검찰 조사를 받은 점을 감안하면 겸직카드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퇴임임원의 경우 현 DGB사태가 발생한 것과 무관치 않은 데다 내부 직원들의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 이사회는 특히 “윤리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그룹 쇄신과 함께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선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김 회장이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행장 겸직은 후계양성을 위한 한시적 결정인 만큼 이 기간 내부인재에 대한 철저한 CDP(경력개발프로그램) 관리와 합리적 인재육성체계를 마련하도록 지주사에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지주사 측은 내년 상반기 중 행장 내정자를 조기 결정, 6개월 정도 홍콩·싱가포르·뉴욕 연수를 통해 글로벌마인드소양교육을 거치게 한 뒤 정식 행장으로 선임할 방침이다.

김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려면 오는 15일 예정된 은행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의결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황상 은행 임추위가 회장 권한집중 우려 및 지난해 4월 지주회장(외부)과 은행장(내부출신) 분리 합의를 이유로 겸직을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주사 측은 가급적 설득해 갈등국면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저는 그룹 혁신을 이끌고 주주의 가치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향후 그룹 회장이 될 행장을 잘 선택할 수 있는 토대를 놓고, CEO에 대한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사외이사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 일이 잘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임기만 마치면 미련 없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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