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잘못 뽑은 우리의 잘못” 예천군민들, 대국민 108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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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준오기자 윤관식기자
  •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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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폭행’ 파장 확산

11일 오전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와 예천군 주민들이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종철 군의원을 비롯한 군의원들을 선출한 것에 대한 책임과 잘못을 통감하는 108배를 올리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11일 오전 예천읍 중앙로에서 열린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촉구 집회’에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이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사건과 접대부 요구 의혹’을 일으킨 박종철 군의원을 비롯한 군의원들의 전원사퇴 촉구 행진을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장(오른쪽)이 11일 오전 예천군의회에서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왼쪽)에게 박종철 군의원을 비롯한 군의원 전원사퇴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창피해 죽겠니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얼굴을 못 들겠니더. 사람 잘못 뽑은 우리 책임도 크다 아이껴. 이번 기회에 의원들을 싹 다 바꿔야 하니더.” 11일 오전 10시쯤 예천지역 주민들이 예천읍 중앙통인 천보당 네거리로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부터 청년·여성들까지 200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폭행 추태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최근 몇 년 새 예천읍내에서 짧은 시간 한꺼번에 많은 군중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예천군의회 의원은 모두 사퇴하라”고 목청껏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예천 주민들은 이날 예천군의회 청사까지 2.2㎞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어 예천군농민회원들은 의회 앞마당에서 “군의원을 잘못 뽑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108배를 올렸다.

‘나라 망신’ 군의원 전원사퇴 촉구
남녀노소 200여명 집회 거리행진
군의회 건물 벽에도 사과문 현수막

군의장에 ‘전원 사퇴 요구서’ 전달
“외면 땐 즉각 주민소환 절차 진행”


군의회 청사 외벽엔 ‘대국민 사과문’이란 대형 현수막이 나붙었다. 현수막엔 ‘철면피 예천군의원들을 배출한 예천군민으로서 몸둘 바 모르는 부끄러움으로 대국민 사과를 드린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오랜 세월 ‘충효의 고장’을 자랑해 온 예천의 군의원들이 주민 혈세 6천200만원으로 미국·캐나다로 관광을 가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면서 “예천을 온나라에 망신시키고 자존심을 바닥까지 떨어뜨린 군의원들에게 예천의 정의와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군의원들이 군민의 퇴진 요구를 외면할 경우엔 즉각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61)은 “너무나도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주민을 대표하라고 뽑아줬더니 해외에 나가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짓을 하고도 의장을 비롯한 의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게 더욱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이번 기회에 군의원들을 전원 교체해야 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예천군의회 수준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천군의원 전원 사퇴 추진위원회는 이날 ‘예천군의원 전원 사퇴 요구서’를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 이 의장은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부의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아 버렸다. 이 의장을 제외한 군의원들은 모두 의회 건물에 없었다. 의원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문엔 농민회 회원들이 만든 ‘의원 전원 사퇴’ 전단이 나붙어 있었다.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와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군의원 전원사퇴가 관철될 때까지 집회·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예천=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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