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노사 ‘굴뚝 농성’ 426일 만에 극적 협상 타결

  • 입력 2019-01-12 07:38  |  수정 2019-01-12 07:38  |  발행일 2019-01-12 제10면
6차 교섭 20시간20분만에 합의
사측, 김세권 ‘책임 경영’ 수용
개인 자격으로 대표이사 맡기로
노조는 ‘모회사 고용 승계’양보
홍기탁 등 5명 3년간 고용 보장
파인텍 노사 ‘굴뚝 농성’ 426일 만에 극적 협상 타결
11일 파인텍 노동자인 홍기탁, 박준호씨가 굴뚝에서 426일째 농성을 끝내고 내려온 뒤 노조원의 발언을 들으며 병원으로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굴뚝 단식농성과 사측의 강경 발언 등 극한 대치로 치닫던 파인텍 노사가 고공농성 426일 만인 11일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426일을 ‘하늘 감옥’에서 보낸 농성자들은 이날 오후 지상으로 내려올 계획이다. 노사는 전날부터 이어진 밤샘 교섭 끝에 마침내 손을 맞잡았다.

파인텍 노조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가 75m 굴뚝 농성을 시작한 지 426일 만이자 단식에 들어간 지 6일 만이다. 차광호 전 지회장이 단식한 날로부터는 33일 만이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는 홍기탁·박준호 두 조합원의 조속하고 안전한 복귀와 범사회적 열망을 우선으로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6차 교섭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며 “그 결과 11일 오전 7시20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번 교섭은 전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하루를 넘겨 20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양측이 합의문의 조항과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다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양측은 합의안 체결을 위해 각자 입장에서 한 걸음씩 물러섰다.

노조는 강경하게 요구하던 ‘모회사 고용 승계’ 요구를 내려놨고, 회사 측은 ‘절대 불가’로 맞서던 ‘김세권 대표의 책임 명시’ 부분을 양보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의에 따라 홍기탁·박준호·차광호·김옥배·조정기 등 파인텍 노동자 5명은 스타플렉스 자회사인 파인텍 공장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김세권씨는 스타플렉스의 대표이사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파인텍은 이들의 고용을 최소 3년간 보장하며, 임금은 2019년 최저임금(시급)+1천원으로 정했다. 노동시간은 주 40시간, 최대 52시간으로 하고 추가 연장시간은 노사가 합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날 합의는 파인텍 노동자들이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 열병합발전소의 75m 높이 굴뚝에서 농성한 지 1년2개월(426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굴뚝 위 농성으로는 유일무이한 초장기 기록이다.

이날 교섭 타결로 농성자들은 농성을 끝내고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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