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의 돌과 철판의 미묘한 어울림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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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4   |  발행일 2019-01-14 제22면   |  수정 2019-01-14
이우환 작품 ‘관계항’위풍당당
포항시립미술관 앞마당에 전시
철판 1장당 무게가 13t초대형
‘철의 도시’ 포항·포스코 상징
자연 속의 돌과 철판의 미묘한 어울림
세계적인 작가 이우환의 작품 ‘관계항’.

포항시립미술관 앞마당에는 거대한 철판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돌을 올려놓은 또 하나의 철판은 땅에 펼쳐져 있다. 돌이 하나 더 있다. 장벽처럼 세워진 철판을 사이에 두고 누워 있는 철판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 이우환의 작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열린 포항시립미술관의 스틸아트 기획전 ‘보이는, 그 너머에 보이는’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작품명은 ‘관계항’. 자연 속에 철이나 돌 등을 배치한 작업이다.

스틸아트 기획전은 13일 막을 내렸지만 이우환 작가의 작품은 계속 볼 수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이 작품을 구매했다. 작가의 철 작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포항시립미술관 김석모 학예실장은 “이우환 작가는 2014년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프로젝트에 초대를 받아 대형 철 작업을 선보였는데, 그때보다 포항시립미술관 작품이 더 크다”고 밝혔다.

이우환 작가는 ‘철의 도시’ 포항에서의 전시를 위해 초대형 철판을 주문했다. 작품에 쓰인 철판의 규모는 폭 4.5m, 높이 3.5m다. 두께도 10.8㎝에 이른다. 1장당 무게가 무려 13t이다. 포스코가 특별 제작해 작가에게 제공했다. 김 실장은 “철은 포항과 포스코를 상징하는 재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재료의 물성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지가 초대형 작품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형 철 작업은 한국과 포항, 포스코의 미래를 상징한다. 탈산업화 시대를 맞아 산업화의 상징인 포스코에서 생산된 철로 만들어졌다. 철이라는 재료가 문화예술 콘텐츠로 변신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청사진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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